한국 드라마 본 죄…北서 10대 소년들 징역 12년형
입력2024.01.19. 오후 2:51

영국 BBC 방송이 한국 드라마를 본 죄로 10대 북한 소년 2명이 12년 노동형을 선고받는 희귀 영상을 입수했다. 최근 북한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을 몰래 보는 주민들에 대한 강력한 사상 단속에 나섰다.
탈북민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한국의 샌드SAND(SouthandNorthDevelopment)연구소에서 제공한 영상은 2022년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BBC는 화면 속 주민들의 마스크 착용을 미루어 영상이 촬영된 시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월'로 짐작했다.
영상에는 평양시 청년공원 야외극장에서 수백명의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찰이 16세 소년 2명에게 수갑을 채우는 모습이 담겼다. 머리를 완전히 민 상태에서 회색빛 죄수복을 입고 있는 소년들은 평양 소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유포했다'는 죄목으로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영상 속 해설자는 "썩어 빠진 괴뢰문화는 학생소년들에게까지 전파되어 자라나는 새 세대들을 반동사상문화의 희생물들로 만들고 있다"며 "겨우 16살밖에 안 되는 미성년이라 인생의 초엽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외래문화에 유혹돼 분별없이 돌아치다가 끝내 자기 앞길을 망치고 말았다"라고 했다.
두 소년의 가족들은 평양에서 추방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북한에서 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일반 교도소가 아닌 소년교양단련대로 보내지고 형량도 평균 5년이 안 되지만 해당 선고는 남한과 연관된 처벌을 북한이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 정권은 해외 콘텐츠를 체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는다.실제 북한은 2020년 12월 남측 영상물 유포자를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외부 문물 유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한 탈북민은 "미국 드라마를 보다가 걸리면 뇌물을 주고 빠져나올 수 있지만 남한 드라마를 보면 총에 맞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민은 "북한에선 남한이 우리보다 훨씬 못산다고 배우지만 남한 드라마를 보면 전혀 다른 세상이다. 북한 당국이 그 점을 경계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