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 시달리는 中파견 北여성근로자들 … 충성자금 상납하고, 성범죄에 무방비 노출

북한 여성근로자들이 지난 4월 중국 길림성 화룡시에 위치한 의류가공업체에 출근하는 모습(사진: 샌드연구소)
전 세계적인 ‘코로나 엔데믹’에도 북한이 국경봉쇄를 유지하면서 중국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각종 인권침해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여성으로 구성된 중국 내 북한 근로자들은 외출을 금지당한 채 공장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수년 간 가족과 소식도 주고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당국에 바칠 충성자금 확보를 위해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속에서 장시간 고된 작업에 내몰리고 있다. 이들이 현지 북한 간부들의 성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증언도 나온다. 열악한 환경을 견디지 못해 정신이상이나, 결핵 등 질병에 시달린다는 다.
◇ 中 파견 北 여성근로자 8만 ~ 10만명 … 코로나 봉쇄로 발 묶여
북한 여성근로자들은 중국 단둥과 도문, 화룡, 훈춘 등 동북3성에 위치한 중국인 의류가공업체와 수산물 가공업체, 베이징, 상하이, 연길의 북한 식당에서 근무하며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2019년 12월 22일까지 해외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의 일부가 송환됐지만 2020년 1월 코로나 사태로 북중 국경이 봉쇄되면서 중국 내 상당수 북한 여성 근로자들은 귀국하지 못하고 잔류하게 됐다. 현재 중국에 체류하는 북한 여성 근로자의 수는 약 8만 ~ 10만명으로 추산된다.
◇ 충성자금 상납... 급여 400달러 가운데 300달러 당국에 바치고 100달러만 지급 받아
중국 내 북한 여성근로자의 상당수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의류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중국 동북 3성에는 의류를 가공해 동유럽시장 등에 수출하는 중국인 기업이 수백 여 곳 이 있다. 중국 의류업체가 북한 여성근로자에 주는 인건비는 대략 미화 400달러 정도인데 그중 100달러 정도만 개인이 지급받고 나머지는 충성자금 등의 명목으로 북한 당국이 공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제한 자금은 북한 주민의 생활과 동떨어진 김정은 정권의 체제유지를 위한 재원으로 전용된다는 탈북자들의 증언도 나왔다. 북한 당국이 해외 파견 근로자들의 임금을 가로채 핵개발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여성근로자들이 파견돼 근무하는 중국 길림성 화룡에 위치한 의류가공업체(사진/샌드연구소)
◇ 단체생활하며 외출 못하고 배고픔에 시달리는 등 현대판 노예 대우 받아
해외 파견 북한 근로자들은 북한 당국에 외화를 제공하면서도 노예 같은 대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의 대부분은 20~30대 젊은 여성들로 주로 의류공장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외출도 금지되고 있다. 코로나 봉쇄로 수년 간 북한에 있는 부모형제의 소식도 모르는 채 외화벌이에 내몰리고 있다. 중국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길림성 화룡시에 위치한 의류가공업체에서 근무하는 북한 여성근로자들은 코로나 이후 일감과 수입이 줄면서 부실한 식사를 제공 받으며 혹사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길림성 화룡시에 파견된 북한 여성근로자들은 약 1500명인데 이들은 비좁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배고픔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 돼지축산 농가, 수산물 가공업체, 식당 등 험지에서 외화벌이
의류업체에서 근무하던 일부 북한 여성근로자들은 외화를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인건비가 더 비싼 돼지축산 농가에 파견돼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단둥과 인근 동강 항구에 위치한 약 20여개의 수산물 가공업체에도 수천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불법으로 고용돼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연길, 베이징, 상하이 등에 위치한 북한식당에서 수백명의 여성근로자들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 북한 간부들의 성범죄에 무방비 노출… 임신 되면 강제 낙태 당해
중국 내 북한 여성근로자들이 현지 북한 간부들의 위계에 의한 성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근로자들을 관리·감독하는 당비서, 지배인, 보위지도원 등 북한 간부들이 권력을 이용해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간부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근로자들을 강제 귀국시키거나 처벌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성관계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다 여성이 임신할 경우 병원에 데려가 강제로 낙태 수술을 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북한 여성들이 중국인 남성과 접촉해 임신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장을 시켜서 매달 생리 여부를 검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 이상 생리를 하지 않는 여성 근로자는 병원에 가서 임신 테스트를 받아야 하고, 보위부 지도원에게 끌려가 상대 남성이 누군지 자백해야 한다. 상대 남성이 중국인으로 드러나면 징벌을 면할 수 없다.
◇ 우울증, 결핵 등 질병 걸리고 사망자 시신은 병원 냉장고에 방치… 일부 작업장 이탈
이렇게 열악한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우울증에 걸려 이상행동을 보이는 여성 근로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단둥의 의류업체에선 악에 받친 북한 여성근로자들이 당비서의 멱살을 잡고 싸우는 장면도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월에는 중국 화룡의 의류업체에 근무하는 북한 여성근로자 150여명이 결핵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이나 사고로 사망한 북한 근로자들의 시신 수십구가 현지 병원 냉장고에 보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침해를 견디지 못한 일부 여성 근로자들의 작업장 이탈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중순 중국 상하이에 파견된 북한 여성 노동자들과 담당 지배인 등 20여 명이 사라졌다고 한다. 화룡 지역에서도 여성근로자 일부가 작업장을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국경봉쇄를 해제하지 않는 한 중국 내 북한 여성근로자들의 수난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