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8일 제2회 '샌드동북아국제포럼'이 서울 종로구 샌드연구소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와 온치 요우스케 일본경제신문 서울특파원, 사와다 가츠미 마이니치신문 국제부장, 이기태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연구위원, 다마키 타다시 Lee&Ko 법률사무소 고문, 신정화 동서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최희식 국민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류현정 조선비즈 정보과학부 부장 등이 참석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샌드동북아포럼을 개최하게 됐다”면서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발전을 위한 방안을 동북아 관계속에서 함께 모색하고 해결하려는 것이 이번 샌드동북아포럼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이번 포럼에서 먼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인식과 북한에 대한 인식을 분석하고, 일본의 한반도 평화체제와 평화통일에 대한 인식 공유 및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 일본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을 모시고 심도 있는 얘기와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사와다 가츠미 마이니치신문 국제부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외정책 관련 북한과의 관계개선과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대일관계를 재조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 전부가 위안부 문제, 징용공 문제에 있어서 과거 정부의 합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재협상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베 일본 총리의 경우 과거 일본의 식민통치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한 고노담화를 유지하기 보다 파기하고 싶어 한다”며 “양국 지도자의 이런 인식 때문에 한일 갈등이 불거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노년층에서 혐한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과거 한일관계를 수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이런 잘못된 인식 때문에 한일관계 개선이 어렵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통일에 대한 일본의 시각이 한일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한국이 지금처럼 65년체제의 근본을 흔들면 일본이 향후 북한과의 수교 및 관계개선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굉장히 우려할 수 있다고 했다. 2002년 북일 간 평양선언에 65년 한일협정과 같은 방식으로 과거 청산문제를 해결하자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일본의 긍정적 인식을 위해 한일관계 개선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마키 타다시 Lee&Ko 법률사무소 고문은 한일 간 정치와 경제문제를 분리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일본의 입장에서 일한관계나 일북관계, 일중관계 모두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일본에서는 65년체제 판결이나 위안부 합의라든지 그런 부분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조진구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본에서 아베 수상과 정권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의 시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좀처럼 한일 관계는 개선의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일관계에 대해 남북관계처럼 핵 문제 해결 없이는 진전을 이루길 어렵다고 했다.
이기태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한일 갈등과 추후 북일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체제 전환 문제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은 65년 체제의 현상 유지를 원하고 있는데 한국의 징용공 판결을 65 체제의 변화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정부의 대외 정책, 전략의 기본적 입장의 차이가 한일갈등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정부가 추구하는 수동적인 냉전 질서에서 능동적인 평화 질서로의 전환에 대해 냉전 구조적인 사고로의 복귀를 추구하는 일본의 인식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희식 국민대 교수는 한일 갈등은 상대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신뢰가 부족한데서 불거진 것이라며 양국이 서로의 외교정책에 대해 자세하고 치밀하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65년 체제를 부정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청구권 협정도 부정한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65년 한일협정에 의해서 강제동원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대법원 판결이 있기 때문에 이를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점을 일본의 한국 연구자들이 충분히 전달해줘야 서로 오해가 발생하지 않을텐데 그런 점이 아쉽다고 했다.
류현정 조선비즈 정보과학부장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민족주의라는 낡은 이념을 이용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굉장히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정화 동서대 교수는 한국의 경우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평화체제로 가더라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하면, 한미안보조약의 일정 부분의 수정 보완이 된다고 했다. 그는 일본도 헌법개정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는 샌프란시스코 체제의 수정 보완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자기 국가의 이익이 저해 받는다고 여기고 65년 체제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은 일본에서 먼저 나왔다고 본다고 했다.
온치 요우스케 일본경제신문 서울특파원은 아베 정부의 대외정책에서 우선 순위는 7년 간 역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일중 관계개선이라고 했다. 2020년 상반기 시진핑 중국 주석의 공식 방문이 예정돼 있어 관계강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미 관계에 대해 일본의 대미 외교 중시 목적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며 인도태평양전략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아베 정권은 한일관계를 차순위로 여기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고 관리차원에서 접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도 현재 한일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한일관계 전략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미국과 일본은 환동해, 환서해로 이어지는 한국의 신경제지도 구상에 대해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연결돼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정부가 인도태평양전략에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고 한미일의 군사적 연결고리인 지소미아를 종료하면서 한국이 해양세력 보다 대륙세력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무력이 고도화 된 상황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균형잡힌 외교전략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