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제2회 샌드 한반도정세분석 세미나가 2월 22일 서울 중구 샌드연구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영조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를 통해본 국제정치 상황과 향후 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 19 감염병이 중국과 전 세계로 확산 되는 중요한 원인은 모든 정부가 초기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 사스가 있었고, 신종풀루와 아프리카돼지열병도 있었는데 중국 정부는 계속 방역에 실패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초기에 쉬쉬하다 방역의 골든 타임을 놓친데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염병 발병 초기 처리를 현지정부에만 맡겨 놓은 것도 코로나 19 확산의 원인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중국이 공식적으로 지난해 12월 8일 ‘코로나 19’ 확진감염가 나왔지만 발표를 하지 않다가 12월 31일에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가 원인불명의 바이러스성 폐렴이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는데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축소하고 언론보도를 통제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전염병이 사람 간 전파된다는 증거가 없고, 의료진이 감염된 사례도 없다고 주장하고, 1월 5일 59건의 확진자가 발생한 시점에서도 똑같은 발표를 되풀이 했다고 밝혔다. 즉 결정적으로 중요한 초기 골드타임에 전염병 발생에 대한 뉴스는 하나도 없었다며 당국이 통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중국이 만리장성(Great Wall)에 빗대어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불리는 고도로 발달된 정보통신 통제기술에 힘입어 이번 코로나 19 사태 때 미디어에 대한 통제는 사스 때 비해 더욱 철저했다고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한 병원의 의사 리원량인데 그는 병원에서 이상한 바이러스 폐렴이 발생하지 이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징계를 받게 되고, 환자들을 치료하다 결국 본인도 감염돼 사망하게 된다. 중국에서 소셜미디어 단속을 줄이는 것은 136명의 감염자가 우한에서 발생하고 베이징, 광둥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라고 했다.
그 이유는 시진핑 주석이 윈난성을 시찰하면서 “인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1월 25일 소집된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코로나 19 방역 총력전을 선포하고, 예산, 물자, 인력, 미디어 등 가용 지원 자원을 총동원 하게 된다. 이 교수는 중국이 코로나9 초기대응 실패 원인에 대해 중국식 거버넌스 모델의 특징에서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1월 27일 저어센왕 우한 시장이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전염병은 반드시 법에 따라 발표해야 한다. 우리는 지방정부이기 때문에 이 소식을 접한 다음 중앙정부로부터 승인을 받고서야 비로서 발표할 수 있었다”고 말한 것은 중국식 거버넌스의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현지 정부가 책임지고 관리하다는 속지부책(屬地負責)정책은 일찍이 미시건 대학교의 케니스 리버탈 교수가 분절된 권위주의(fragmented authoritarianism)라고 부른 중국식 거버넌스의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그는 속지부책은 개혁개방 시대를 맞아 중복 투자 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절대빈곤에서 탈출시키는데 기여했지만 이번 전염병 사태에서는 취약점이 드러났다고 했다. 또 중국공산당 내부의 파벌 정치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후베이 성 당서기 쟝차오량은 부주석이자 시진핑의 최측근인 왕치산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 발병 및 확산을 인정할 경우 반대파로부터 무능을 이유로 공격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차오량은 시진핑의 반부패 캠페인의 선봉에서 많은 관료들을 숙청했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를 경우 정치적 반대파로부터 공격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이유는 중국의 당-국가 체제의 정당화 방식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1990년대부터 2010년까지 공식적으로 두자리 수 성장을 이어왔기 때문에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하면 사람들이 정권에 대해 감흥이 없어진다고 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주로 중국공산당 지배체제가 경제성장을 포함한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유효한 수단임을 과시함으로써 체제를 정당화해 왔지만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중국과 세계경제에 안 좋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중국에서 경제성장률의 급락과 수단적 정당화의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수습되면 정부의 긴급 재정 지원으로 경제가 급속히 회복할 것을 예상하지만 많은 분석가들은 이미 대규모 부실 대출과 미중 무역전쟁에 더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이 4%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교수는 이러한 저성장률은 그 동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오류’(保六: 6% 성장률 지키기)에 골몰해온 중국에 경제 및 정치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중국과 세계경제의 하락이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세계적으로 대외무역 비중을 보면 미국의 경우 20%가 안되고, 일본은 20%대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70%를 넘기 때문에 경제적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 교수는 코로나 19 사태가 북한에 주는 영향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대외무역의 90%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북한이 대중무역과 관광객 입국을 중단하면서 경제적 손실이 적잖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대선정국에 돌입한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북제재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에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는 불행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중국에 광물·농산물 등 1차 상품을 수출해 먹고 살던 중남미 국가들이 중국의 성장률 하락에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며 지난해 일부 국가에서는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고 했다.
이승현 샌드연구소 연구원은 2월 한반도정세 분석 발표에서 지난 연말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7기 5차전원회의 이후 북한 관영 매체들은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한 궐기모임이나 선전선동에 관련된 보도들을 매일 쏟아내고 있으며 정면돌파전, 자력갱생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 19 방역 관련 기사들도 많이 나온다고 했다. 6년 만에 등장한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에 대해 대북제재로 실적이 부진하게 된 김정은이 혈통에 의지해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냉면 목구멍 발언으로 유명한 리선권을 외무상에 기용한 것도 대미,대남강경정책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강경일변도로 나가면서도 미국이 나름대로의 억지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도 데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에서 리선권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북미 대화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북한의 전략적 선택은 북중관계 강화인데 코로나 사태로 중국의 지원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과거사례를 비교해 보면 2003년 사스때 평양-베이징 노선을 우선 차단 했고, 북중교역은 8개월 간 중단 했고, 무역성장세는 –29%,-24% 감소했다며 2014년 에볼라 때도 외국인 입국 금지하고 평양 주재 외교관을 격리하고 조사를 했다고 했다. 2015년 메르스 때에도 동일하게 통제를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중동 파견노동자의 귀국을 통제 하기도 했다며 방역 능력이 떨어지는 북한은 전염병 발생 시 조기에 국경을 폐쇄하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동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북한이 이번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손실은 있겠지만 정치적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로 정치적 위상에 상처를 입은 김정은이 대북제재 장기화로 경제가 악화돼 민심이 흔들리는 가운데 외부정보가 대량 유입될 경우 체제정당성 마저 훼손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외부와 단절하고 내부에서 혁명전통 사상교양과 반사회주의투쟁을 통해 주민 의식 개조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