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6월 샌드한반도정세분석세미나가 6월 26일 ‘G20정상회담을 통해 본 한반도 외교현안과 전망’을 주제로 서울 종로구 샌드연소 회의실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1부 에서 ‘6월북한정세’ 발제를 맡은 이승연 샌드연소 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제8기 3차전원회의에서 식량난을 인정한 것이 특징적이라고 했다. 앞서 노동당 제8기 1차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식량난을 인정, 평양의 경우 6월 식량가격이 5000 원에서 7000 원으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고, 전체적으로 북한 내 인플레이션이 발생되는 등 경제위기 조짐이 보인다고 했다.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많이 생기다보니 김정은 중심의 충성과 내부결속을 다지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당 규약 개정과 관련해 ‘당 제1비서’ 직책을 신설하고, 당 수반의 위임에 따라 직책을 수행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는데, 이는 김여정을 내정해 김정은 중심의 국가시스템 정비와 ‘백두혈통’의 정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은이 미국과 ‘대화’, ‘대결’ 모두 준비해서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는 발언은 과거에 계속 언급해오던 것으로 북한의 대미 기조가 달라진 건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북한 입장에서는 외부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대미협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군사분야 동향으로 북한이 계속해서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는 가운데 10일 개최된 당중앙군사위 제8기 2차 회의에서 전투를 이행하기 위한 주요 과업들이 제시됐다. 회의에선 군종·군단급 주요 인사를 진행했는데 이는 전투력 강화를 위한 조치로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김정은의 발언과 일맥상통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대미 협상력 제고 차원에서 군사체제나 기관의 재정비를 통해 군부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평가됐다.
경제분야 동향은 ‘당책임간부협의회’를 통해 인민생활 안정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북한 내 외화사용 금지, 탈북민이 송금하는 외화까지 국가가 귀속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코로나와 국경봉쇄 장기화 상황에서 줄어든 외화 보유량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회문화 분야에선 백신문제가 강조됐다. 백신 공급이 지연되다보니 지난달에는 ‘백신 만능주의’에 대해 비판했고 이번 달에는 ‘백신 국수주의’에 대해 비판했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역으로 북한이 백신에 대해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고. 마찬가지로 이번 달에도 '코로나 19' 검사를 실시했는데 확진자는 없다고 보고했다.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에 경계심을 보이며 코로나 상황의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한국 드라마 등 한류 차단에 집중하는 모습이 부각됐는데, 결국 외부적인 환경에 의해서 내부적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내부 결속과 통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부에서 ‘G20 정상회담과 한반도 외교현안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신각수 전 외교부 1차관은 현재 한국외교는 ‘오면초가’의 고립상태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한일,한중,한러,남북관계 등 우리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한군데도 없다는 의미에서 ‘오면초가’의 상황이라고 했다. 신 전 차관은 '외교는 지렛대 싸움'이고 '공짜가 없다'며, 미국이 탈냉전 초기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소련이 망하고 미국의 국력이 세계 초대강국의 지위를 획득한 시점에서도 유엔안보리에서 P5상임이사국의 지지를 얻기 위해 물밑에서 나머지 4개국인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었다며 외교는 줄것이 있어야 하고, 지렛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한국외교가 헤쳐나가야할 전략환경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중대립 격화속에서 우리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고립된 것은 북한,중국 중심 외교에서 오는 여런 모순점이 겹쳐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기 전에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전략이 가능했지만 트럼프 정부 집권 이후, 대중 강경정책을 펼친 것은 미국의 사정과 여론이 변했기 때문이라며 1972년 닉슨 대통령의 대중정책이 추구했던 부유화된 중국이 민주주의화 되고, 국제질서에 순응할 것이라는 기대와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신 전 차관은 트럼프의 대중정책은 레토릭은 있고 그에 따른 조치는 부족했고, 그러면서 동맹을 경시하다 보니 혼자 중국과 대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바이든 정부는 동맹과의 협력을 중시하면서 대중정책에서 초당적 협력으로 강경책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미국 조야에 중국을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는 합의가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세련되지 못한 형식의 대중압박 정책을 바이든 정부는 세련된 형식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는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에 너무 편향되다 보니 북한 핵문제 해결이나 동아시아에서 자유주의 국제질서 유지 등의 목적에서 이탈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신 전 차관은 우리가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은 바이든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연장선은 아니지만 인력면에선 거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미 대외정책적 리뷰는 됐는데 유독 북핵 문제만 리뷰한다는 것은 이 문제가 그만큼 다루기 힘들고 별 진전이 없을 거란 판단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북핵 리뷰 결과는 단계적인 접근이고, 그 단계적 접근은 트럼프 정부 때의 모든 포괄적인 해결, 즉 everything for everything이라는 구도, 그리고 오바마 정부의 전략nothing for nothing이라는 구도의 중간 정도의 접근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미국의 안전만 확보하고 한국, 일본의 안전은 확보가 안 되는, 사실상 북한을 핵무장 국가로 전환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지 우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악의 한일관계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책임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보수 정부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일관계를 보는 우리사회의 관점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보는 본질적인 문제가 더더욱 이 정부에 들어와서 수렁이 깊어졌다고 했다. 이어 '잃어버린 10년'이 한일관계에 곧 도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일본은 원트랙, 한국은 투트랙인데, 문재인 정부가 외교 정책을 투트랙으로 세운 것은 잘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트랙 실현을 위한 행동이나 조치는 없고 거의 수사학, 레토릭에 그쳐 한일 간 격돌이 발생했으며 가장 큰 문제는 양국 간 신뢰자산이 바닥난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것은 바이든 정부가 동아시아 정책, 인도태평양 정책의 핵심축으로 '쿼드'나 '쿼드 플러스', 또 한 축은 '한미일 3국협력 체제'를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에 참석하는 것이 한일관계를 푸는 방안중의 하나라고 제안했다. 그는 바이든이 푸틴과 제네바에서 만났다며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와 한일관계를 비교하면 당연히 한일관계가 더 가깝기 때문에 결과가 없겠지만 정상들이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중관계와 관련해 우리정부가 사드와 관련해 중국에 약속한 ‘3불원칙’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독립국가로서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공백을 두면서 외교를 해야 하는데 그걸 사전에 다 차단해버리면 우리는 레버리지가 남지 않게 된다고 했다. 또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받은 것도 없고, 사드 때 중국이 우리에게 취한 국제통상법을 위반하는 여러 조치들이 복구되지도 않았다며 그런데도 시 주석의 방한에 정부가 매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해야 할 이해가 있으면 오지 말라고 해도 온다며 중국과 대립할 필요도 없지만 매달릴 필요도 없고, 냉정하게 한중관계를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중국의 경제보복을 우려하는 지적에 대해 한중 모두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속에서 묶여 있기 때문에 중국이 한국에 대해 일방적으로 제재조치를 취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굳이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에 있어 한반도의 안정, 특히 북한 체제의 안정은 비핵화보다 우선순위에 있기 때문에 중국은 제재이행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에 있어서 중국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도 안 되고 과대평가해도 안 되며 냉정하게 중국이 우리에게 이 정도 협조한다하면 그에 상응하는 걸 해 주면 된다고 했다. 신 전 차관은 우리가 냉정한 계산 없이 대중 정책을 시행하다 보니 중국이 우리를 업신여기는 행태를 많이 볼 수 있다면서 그 원인은 우리 외교가 국내 정책 우선 외교를 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과 대립각을 세워야할 땐 세워야지만 반일이 국내정치에 도움이 된다는 목적하에 한일관계를 관리하면 엄청난 외교상의 '이익상실'을 초래한다고 했다.
신 전 차관은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해 전체적인 외교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북한에만 몰두하다 보면 국제사회와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결국 우리 외교적 손실이 일어나게 된다고도 했다. 이어 우리가 북한을 배려하면 북한이 우리가 원하는대로 해준다는 보장은 없다며 북한은 민족이지만 우리와 적대하고 있는 당사자로 양면성을 지닌 존재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일면만 보면 우리가 북한에 당할 수 밖에 없는데 30년 넘게 북핵 문제가 해결 안된 것은 북한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우리를 이용하려 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전 차관은 지금 국제사회는 지각판이 흔들리는 '대전환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4차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세계 대부분의 큰 나라들이 인구 절벽 문제에 부딪혀있고, 미중 간 격돌이 심화되고, 우리로서는 사실상 핵무장 국가인 북한이 지금 앞에 있고, 우리의 생존과 번영의 기반이었던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의 기반이 흔들리는 '복합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교 행위 하나하나가 다면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이 2020년대의 국제환경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