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2월 SAND한반도정세분석 세미나가 25일 서울 중구 샌드연구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2021년 한반도 정세평가 및 2022년 전망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이승현 SAND연구소 연구위원이 ‘12월 북한정세분석’을,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제재와 북미관계 전망’을 발표했다.
발제를 맡은 이승현 SAND연구소 연구위원은 2021년 정세 전반을 요약 발표했다. 정치분야에서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코로나 19’ 여파로 현지시찰이 급감하고, 평양에서 개최된 회의와 행사만 참석했다. 올해 1월 ~ 7월 기간 김정은 참석 행사는 29회, 회의/강습지도 27회, 현지지도 4회로 나타났다. 코로나 포비아 및 현 경제상황 등 문제 해결 대책 부재에 따른 회피·잠행 전략으로 분석됐다.
1월 노동당 8차대회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 추대, 당규약 개정을 통해 ‘김일성-김정은 주의’ 통치이념 보강 및 유일 지배체제를 강화했다. 경제에서 ‘新 국가경제전략5개년계획’을 발표, 국가경제 자립구조 완비 및 수입의존도 축소, 자력갱생과 자급자족 실현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상 최초의 열병식을 실시하고, 신형 SLBM을 공개하는 등 핵전쟁 억제력을 과시했다.
남북관계에서 우리군의 전력증강과 한미연합훈련의 중지 요구,북미 관계에서 미국을 ‘최대의 주적’으로 공표하고,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을 내세우며 조건부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노동당 규율조사부ㆍ법무부ㆍ경제정책실 신설, 군정지도부(신설) 및 국방성(개칭) 등 당 기구 개편을 단행했다.
북한은 12월 김정은 집권 10년을 ‘새시대의 탄생’으로 규정하고, 전략무기 개발 업적을 찬양했다. 실제로 김정은 집권 10년 동안 핵실험 4회 ICBM 3회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62회를 실시를 했다. 올해에도 군사분야에서 신포조선소에서 3000t급 잠수함 건조 완료, 북한의 영변 핵 관련시설 재가동 공개, 신형장거리 순항미사일, KN-23 개량형 탄도미사일 열차에서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 잠수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경제분야에서 국가식량판매소 만들고 시장 통제 강화하는 국유화 조치를 검토하고, 평양시 1만세대 주택 건설을 진행했다. 식량상황 등 경제난이 악화된 가운데 김정은의 특별명령으로 군량미를 공급하고, 재정난 타개를 위해 5000원권 돈표를 발행해 기업자금의 유통 안정과 시중의 외화 흡수에 나섰다. 이밖에도 ‘시·군 발전법’에서 지방에 ‘민생·관광·무역’ 등 경제 3권을 이양하는 조치를 취했다.
사회문화 분야에서 ‘코로나19’방역 조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한류 등 외부문물의 유입 차단 등 주민 사상통제를 강화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제재와 북미관계 전망’ 주제 발표에서 미국은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기 위한 가치외교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강조함으로서 권위주의 체제와 권위주의 국가들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오 연구위원은 바이든 정부가 12월 11일 ‘국제인권의 날’에 대북제재를 부과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미국의 이번 조치가 북핵 문제뿐만 아니라 인권문제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을 예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미국의 제재대상에 오른 북한의 리영길 국방상과 중앙검찰소, 조선4·26영화촬영소는 강제수용소와 오토웜비어 사건, 북한의 노동자 해외 불법송출에 관련돼 있다며 2022년 미국의 대북정책은 인권문제를 압박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철회를 요구해온 제재 조치에 대해 미국이 양보할 가능성이 낮으며 비핵화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북제재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오 연구위원은 미국의 최대 관심은 중국이기 때문에 북한 문제도 중국 문제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문제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미국의 대중 정책은 중국을 안보적·경제적·이념적 도전자로 규정하고, 자유민주주의 동맹·우방국들과 연합해 이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라며 동아시아에서 쿼드와 한미일 3국협력체를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중 패권 경쟁이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중국이 대내외 정책을 미국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경성 권위주의 체제를 유연하게 전환하지 않는다면 미중 패권 경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중 관계가 협력관계로 가면 한국의 대미, 대중 전략이 운신의 폭이 넓어지겠지만 갈등 또는 경쟁관계가 가면 갈수록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 외교는 미중 경쟁의 변화에 맞게 대응해야 하는 도전 상황에 직면했다고 했다.
북미 관계에 대해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두고 대립과 협상 국면을 경험했다며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핵무기 보유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반대 급부로 엄청난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의 대미 협상 목표는 핵무장을 기정사실화 하고, 주한미군 철수와 전략자산의 한반도 반입 차단 등 한반도의 현상 변경에 있다고 했다. 북한이 적대시 정책 철회 등 미국에 계산법을 바꿀 것을 요구하는 것이 그 사례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제재에도 손을 들고 나오기 보다 끝까지 버티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이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게 되면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해주는 꼴이 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미국은 제재를 해제하는 순간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진다고 인식하기에 제재해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핵군축을 유도하면서 상황이 바뀌기를 바라겠지만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기 때문에 북한의 의도대로 흘러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접근은 동맹국·우방들하고 협의를 통해 힘을 모아 하나의 적에 대항한다는 원칙이라며 한미관계에서 미국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 그는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 북한정권은 구제 불능이라는 정책 판단을 내려야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대화 요구를 하고 있다며 남북관계는 결코 우리정부나 미국 정부만 잘하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핵무기를 인정해주고 제재를 해제하면 어느 정도 남북대화에 협조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가 어떤 정책을 펼쳐도 정책적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