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월 ‘SAND 한반도 정세분석세미나’가 22일 서울 종로구 샌드연구소 회의실에서 ‘북한 당 전원회의 분석과 2022년 전망’을 주제로 개최됐다. ‘1월 북한정세분석’을 맡은 이승현 샌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올해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고, 노동당 제8기 4차 전원회의 결정문으로 대체했다며 2022년 사업방향과 농촌진흥전략을 강조한 경제정책, 코로나 19 방역 대책, 대미 강경원칙을 고수하는 대외정책의 방향 밝혔다고 말했다. 인사와 관련해 당 정치국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을 소환·보선했고 실질적으로 총 45명이 신규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집권 이후 3년 연속 신년사를 하지 않은 이번이 처음이고, 북한 내부 조직의 변화나 시스템의 변화 등을 봤을 때 향후에도 신년사를 하지 않고, 신년 편지나 메시지, 당 전원회의로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해 활동으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고, 공로자, 노력혁신자들과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또 김여정·조용원 등 최측근을 대동하고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 했다. 당 전원회의 이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 등이 경제현장 시찰에 나섰고, 특히 김덕훈 총리는 ‘김정은 자켓’으로 불리는 검정색 가죽자켓을 착용, 내각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외적으로 미국의 신규 대북제재 발동에 반발하면서 강대강 구도로 가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반면 중국과는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 불참을 공식화 했지만 양국 간 친선·교류는 활발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추가적인 대북제재 여부에 따라 강경정책을 시사하면서 친중 행보 강화 및 남남 갈등을 조장하려는 모습을 드러냈다. 1월 들어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발사를 하는 것은 당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국가방위력 강화방침을 실현하고, 대외협상력 고도화를 위한 첨단 전략무기 개발 사업과 연관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에 이어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첨단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1월 19일에는 김정은이 당 정치국 회의에서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를 잠정 유예하는 조치의 해제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는 핵시설의 재가동이나 ICBM 의 발사보다 능력을 과시하고, 실전 배치 등 전력화와 관련된 모습들을 보여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은 1월 11일부터 17일까지,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 발사, 북한판 에이태킴스 ‘KN-24’ 발사를 진행했다. 극초음속미사일의 경우 김정은·김여정 참관하에 700km 날아가 표적에 명중 했는데 미사일의 능력을 확인하고 과시하는데 초점을 둔 반면 북한판 이스칸데르나 에이태킴스의 경우 실전에서 활용 및 배치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도 북한은 미림비행장 일대에서 태양절 110주년, 광명성절 80주년 관련 기념 열병식 준비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여기서 관건은 신형 전략무기 공개여부다.
미중 간 대결 갈등이 고조되면서 북한 이슈가 미국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대북제재 해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의 관심 끌기, 향후 협상력 제고를 위한 군사도발의 수위를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 방역 정책과 관련해 북한도 ‘통제 유지 방역’에서 선진적이고 인민적인 방역으로 이행해야 된다며 ‘위드코로나’로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1월 16일 북한 화물열차가 단동역에 도착 했고 콩기름, 설탕 등 식료품과 옷감, 의료기구와 생필품을 싣고17일 북한으로 들어갔다. 이승현 연구위원은 아울러 유엔의 백신 제공과 관련해 북한 대사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 등을 종합해보면 북한도 위드코로나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경제사정이 그만큼 어려워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당 전원회의 분석과 2022년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원 평화센터장은 북한 노동당 제8기 4차 전원회의에서 논의된 6개 의제 가운데 대부분 국내 문제였고, 대미·대남 메시지는 사실상 없었다며 그 이유는 코로나와 대북제재로 북한이 유례없는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 봉쇄로 인한 셀프제재로 북한은 건국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에 내부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며 이 대문에 올해에는 대미·대남 메시지가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당 전원회의 특징은 ‘북한식 새마을 운동’이라고 불리는 사회주의 농촌경제 발전전략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핵·미사일 모라토리움 철회를 시사한 것은 작년 1월 제8차 당대회 때 이미 밝힌 바대로 강대강, 선대선으로 미국의 행동에 따라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했기에 시기의 문제만 있을 뿐 이미 정해진 노선으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강대강 노선으로 대치하다 미국과 한국이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제안을 해오면 거기에 맞추어 대화 국면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정해놓고 수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최근 행동이 큰 틀에서는 현상유지를 하면서도 하반기에 현상 전환의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했다. 주요 변수로는 한국의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 코로나 상황이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략적 인내 2.0에 가까운 미국의 대북정책이 추진되는 가운데 북한은 당 전원회의에서 “다사다변한 국제 정치 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해서 남북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제해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이 제시되었다”고 간략하게 언급한 것은 강대강 선대선 대외기조에 수정이 없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미국이 강경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도 이에 대응해 미사일 발사 등 강경도발로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이 우크라이나 위기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이 소흘해진 기회를 이용해 대미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능력이 입증된 핵실험 또는 ICBM을 발사하거나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한 인공위성 발사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의 정권교체기와 4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계기로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차기정부의 대북정책이 전향적이고, 한미훈련을 연기하거나 수위조절을 하면서 미북대화를 적극 중재할 경우 하반기에 대화국면 조성도 가능하다고 했다. 미국에서 코로나 상황이 계속 유지되고 대외적으로도 미중경쟁, 대내적으로도 중간선거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정책적 관심도는 낮아지기 때문에 북한도 대미 협상의 효용성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의 소극적 교류를 통해 숨쉴 공간을 확보하면서 자력갱생의 구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