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3월 샌드 한반도 정세분석 세미나가 ‘국제질서 재편과 한반도 평화 해법’을 주제로 3월 27일 서울 종로구 샌드연구소 회의실에서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3월 북한정세분석 발제를 맡은 이승현 샌드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은 주관으로 3월 3일부터 6일까지 당 중앙위 본부회의실에서 제1차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집권 후 최초로 진행된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에선 당 정책 집행과 각자 역할 강조, 8차 당대회 및 제 8기 2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 사상통제 강화, 5개년계획 관철을 위한 업무 혁신 등이 논의됐다. 이는 현재 경제난을 겪는 지방의 자립발전을 위해 시·군당 책임비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내부결속 및 사상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3월 3일 개최된 제14기 13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인민경제발전계획과 동해안 건설 총계획을 승인 했고. 사회보험 및 사회보장법, 수입물자 소독법을 채택했다.
3월 18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대미담화를 발표, 미국이 북미대화를 제안 했음을 확인하고,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일 철회되지 않을 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은이 1월 노동당 8차대회에서 언급한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한다는 원론적이지만 자기들이 우위에 설 수 있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는 바이든 미 행정부에 대해 첫 공식반응으로 협상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방력 강화의 정당성 확보를 우선시 하면서 강대강 국면을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군사 분야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3월 16일 노동신문 통해 한미연합연습 비난 담화를 발표, ‘3년 전 봄날은 돌아오기 어렵다’며 조평통을 정리하고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기구를 폐기, 나아가 남북군사합의서 폐기까지 거론하며 대남협박을 했다. 미국의 3.8노스에 따르면 영변 핵시설에서 방사화학실험실 전력공급용 화력발전소가 가동했고, 연료 재처리 준비 및 폐기물 처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북한이 3월 21일 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담 직후 순항미사일 2발을 서해상으로 발사했고. 25일 또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이번 외교·국방장관 2+2 회담 관련해 한미 압박 및 명분을 축적하고, 탐색 목적의 도발을 실시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분야에서 북한에서 국가식량판매소를 만들고 시장통제를 강화하는 국유화 조치를 실시하는 등 경제의 중앙집권화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북한 화학공업성 고위간부가 중국을 방문하고, 중국 내 북한 전문여행사에서는 7월에 북한관광상품을 출시하고 예약 중이라는 내용이 확인됐다. 이는 최고인민회의 전원회의에서 승인한 동해안지구 국토건설 총계획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3월 9일 남포항에서 석탄 수출 재개 움직임이 포착되었고, 작년 홍수로 탄광이 침수되어 채굴이 중단된 이후 최근 채굴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 대북제재와 코로나 상황에서 국경을 봉쇄한 북한이 자력갱생의 경제전략을 채택한 북한이 북중 간 무역 강화를 통한 합법적 외화벌이로 경제난 타개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자재 들여오거나 금속 화학 분야에서 당대회에서 결정된 과업을 관철하기 위해 중국과 무역 교류 활성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문화 분야에서 지난 달에 이어 당 전원회의 결정 관철 분위기를 확산하고. 특히 외부문물 차단과 주민 사상통제 강화와 관련해 청년동맹 대책회의, 4대근로단체 한류 차단 결의 대회, 평양문화어 사용을 통한 남한말 확산 차단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내부의 불만이 확산 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주민 대상 사상통제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상황과 관련해 북한이 코백스를 통해 5월까지 백신을 전달 받을 예정이나 백신 생산지인 인도의 국내 사정으로 인해 4월까진 지연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4월 이후부터 북한이 담화에서 언급한 사안에 대해 순차적으로 절차를 밟는 등 이슈에 대한 반응 및 효과를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반도 정세에 좀 더 혼란스러운 상황아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갈등시대 한반도 전략환경’을 주제로 2부 발제를 맡은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우리는 70년 가까이 조상들이 겪지 못한 이상한 환경 속에 있었지만 최근엔 다시 익숙했던 환경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윤 전 원장은 대외의존도가 100%를 넘는 한국의 경우 세계와의 복잡한 상호의존 관계가 우리의 평화번영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고 했다.
그는 100년 전 거문도 사건을 언급하면서 당시 세계 패권국 영국이 신흥강국 러시아의 남하를 막기 위해 벌인 사건으로 조선의 망국을 불러온 계기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10년 후 고종의 아관파천으로 조선이 완전히 러시아의 영향력 하에 들어가게 되자 영국은 일본과 동맹을 맺고 지원해 러일전쟁을 일으켜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하는데 성공, 영일동맹의 대가로 일본은 러일전쟁의 승리와 식민지 조선을 얻게 되었다. 100년 전 조선이 지정학적 정세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패권국가와 신흥강국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다가 망한 것이라고 했다.
이 패턴은 현재의 상황과 유사한데 지금도 미국이라는 패권국가가 있는 상황에서 신흥강국인 중국이 등장, 지정학적 강대국의 경쟁이 한반도에서 재현되는 가운데 우리가 그 사이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문제라고 했다. 2019년 여름 중국,러시아 폭격기들이 동해안을 휩쓸고, 독도와 울릉도를 관통해 독도 영공을 침범해 들어왔는데, 당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싱가폴에서 북미정상회담 후 ‘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B52나 B2같은 폭격기를 배치 안하겠다. 호전적 전쟁연습을 더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되고, 미국의 전략자산이 사라진 가운데 중러의 폭격기들이 비집고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또 일본의 아베정권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하는 등 한미일 공조시스템이 흔들리는 가운데 그 자리를 중국, 러시아, 북한이 비집고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해양을 지배하며 세계를 지배하는 패권국가로, 특징은 지역의 패권을 가지는 신흥강국이 나타나는 것을 막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며 2차 대전 때 유럽을 지배하는 국가가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치와 싸웠고, 아시아에서 일본이 패권국으로 등장하는 걸 막기 위해 싸웠다고 했다. 또 1950년 러시아가 다시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전쟁에서 싸웠다고 했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이라는 새로운 신흥강국이 등장했기 때문에, 중국이 아시아 패권을 가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공세적 현세주의’를 적용, 과거 겸손했던 중국이 국력이 상승하면서 대만과 티벳이 자신의 ‘핵심이익’임을 강조하기 시작했다며 핵심이익은 19세기, 20세기에 사용된 제국주의 용어라고 했다. 중국은 21세기에 돌입하면서 국력이 강해지니 남중국해를 핵심이익으로 부르다 2~3년도 안돼 ‘영해’라고 주장하며 산호초를 메꾸고 군사기지를 만들었다고 했다. 중동의 석유자원이 말라카 해협과 남중국해를 거쳐 한국으로 오기 때문에 한국엔 사활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해상로인데 중국이 이곳을 영해라고 부른다며 우리는 큰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제1도련선에서 미군의 축출을 노린 ‘접근거부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바다와 대륙을 모두 지배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만들고자 하는 안정적 균형은 한국에게 이익이라며 안정적 균형이 없으면 ‘중화질서’ 속에서 수천년 전통처럼 종속국가로 살아남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무역의존도가 100%인 교역국가에서 세계 시장으로의 자유로운 접근이 없으면 한국은 망한다며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해답 중 하나가 한미동맹이라고 했다. 한미동맹이 튼튼하면 중국이 한국을 무시하지 않기 때문에 한미동맹이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의 받침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중국이 주도하는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엔 가입 하면서도 미국이 얘기하는 Quad(미국,일본,호주,인도가 참여하는 비공식 안보협력체), 인도태평양전략, Clean network에 참여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유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