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샌드한반도정세분석세미나가 ‘미일 정상회담과 미얀마 사태가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을 주제로 24일 서울 종로구 샌드연구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4월북한정세분석을 맡은 이승현 샌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치분야에서 제6차 당세포비서대회(6일 ~8일)에서 세포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주요 과업 10가지와 12가지 기본품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당내 기강과 사상적 통일 강화를 주제로 한 이번 세포비서대회는 현재 북한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말단 당 조직인 세포를 통해 김정은 중심의 조직적 내부결속과 사상통제를 강화해 체제안정을 의도한 것으로 해석됐다.
11일 김덕훈 내각총리 주관으로 열린 내각전원회의에서 신5개년계획의 첫해 과업완수를 위한 내각의 책임과 역할이 강조됐다. 특히 올해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 건설을 독려하는 선전선동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9회와 관련해 체육대회, 경축무도회, 예술선전대공연 등 행사가 진행됐는데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를 일소하기 위해 행사규모를 예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다.
당대회 후 북한 전역에서 코로나 관련해서 각종 포고문,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단속 강화, 국경봉쇄 등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특히 평양의 경우 3월 들어 저녁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통금시간을 설정해서 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 5개년 계획이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성과가 저조하다 보니 간부들 기강 잡기와 주민 통제를 강화해 내부단속과 공포정치를 진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관계에서 김정은이 주중 대사 이용남의 신임장 제출 시 시진핑에게 인사를 전달하는 등 북중관계가 밀착되고 이를 반증하듯 북중국경 부분 개방 조짐도 나타났다. 중국의 해관자료에 따르면 3월 북한의 대중국 수입 물품이 급증했는데, 비료 등 필수 물자 반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북한이 외곽 단체를 활용해 국내외 지원단체들에도 콩기름 등을 지원·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교역과 관련해 부분 재개 임박설이 제기됐지만 공식확인된 바는 없지만 중국에서 교역을 위한 도로 확장 공사 등이 이뤄지고, 이에 맞춰 남포에서의 움직임, 국경 지역에서의 움직임 등을 고려했을 때 교역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언론에서 이슈가 된 북·중 국경에 콘크리트 장벽과 고압선을 설치하는 등 비공식 무역과 탈북은 철저히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달 2만 1000명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실시했지만 확진자가 없었다고 WHO에 보고했고,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에 문제가 있다 보니 코백스에서 북한에 170만 회 분의 백신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걸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서는 들어오는 백신을 의료인과 노년층 우선으로 접종하겠다고 코백스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북한은 코로나 청정국임을 주장하면서 국경봉쇄를 통해 실질적으로 대외적 연계를 차단하는 등 코로나 봉쇄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한편 북한은 도쿄올림픽 불참선언을 통해 상반기 대외무대에 나올 가능성을 차단했다. 반면 신포조선소에서 3000t급 잠수함을 건조하고, 영변 핵 관련 시설을 재가동하는 등 움직임을 통해 전략적 효과에 중점을 두고 도발시기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미·일 정상회담과 미얀마 사태가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을 주제로 발제한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의 바이든 등장의 의미와 관련해 미국의 전체적인 쇠퇴와 연계지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도한 군사 팽창, 경제 양극화로 인한 국내 통합 저해, 그리고 민주주의의 이상 이 세 가지 이유 때문에 미국은 앞으로 쇠퇴할 수밖에 없다면서 문제는 어떻게 이것을 관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이 현재로서는 거의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세계가 다시 한번 미국 민주주의를 모방할 가치가 있는, 세계 민주주의의 표상으로 미국이 언덕 위의 등불이 됐던 형태로 최대한 복귀하고, 거기서 권위주의 체제 중국과의 경쟁을 통해 단순히 힘의 대결을 넘어서 규범적 측면에서 미국을 보여줘야 하는 게 방법이라고 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의 대외정책은 민주주의 복원, 군사력 과잉팽창과 선택적 개입-축소, 동맹규합 등 크게 3가지라고 분석했다. 미국에 예전 같은 세계경찰 역할을 기대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그 이유는 미국의 국력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세계 질서를 끌어가기 위해서는 동맹국이 예전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다며 바이든 정부에서 강조하는 것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라고 밝혔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추구하고 공유하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함께 전체주의 질서확산에 대한 도전을 극복하자는 의미한다.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입장에서도 점점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현재 한국은 남북관계를 강조하면서 미국의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제대로 동참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일정상회담과 관련해 양국이 체결한 문서의 양이 상당히 많은데 협의체 구성에 대한 명확한 방안과 예산까지 나왔다며 이는 미국이 전체적인 쇠퇴를 막기 위해 동맹국 외교에 속도전을 가하는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에서 일본을 파트너로 정하고 함께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일본도 국제질서 패러다임 전환기에 자신들의 외교방향을 확실하게 미국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5월 말 예견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수준의 합의문이 나올지 어느 정도 예상 된다며 지난 번 한미 2+2와 미일 2+2 회담의 차이보다 훨씬 더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미일정상회담에서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기술, 경제적인 부분이라며 세계디지털 연결 파트너쉽을 양국이 함깨 만들겠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협력해 5G와 6G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5G의 네트워크 보안성과 6G의 차세대 평준화 사업을 위해 미국은 25억 달러, 일본은 20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디지털 연결파트너쉽을 만드는 것인데 결국 세계기술표준·표본을 미일 주도로 다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일과 동맹국들이 새로 만드는 기술표준에 한국이 들어가지 않으면 우리는 차세대 이동통신과 반도체 사업에서 우위를 뺏기고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쿼드와 관련해 한국이 포괄적 다자주의를 주장하며 가입을 유보하고 있지만 미국은 원칙에 기반한 다자주의, 즉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다자주의를 강조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했다.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바이든 정부에겐 어려운 시험대라며 미얀마는 오바마 행정부의 유산이기 때문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고 했다. 바이든이 내세우는 가치 외교와 미얀마 군부의 독재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오바마 시기보다 더 나은 외교성과를 내야할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경우 미얀마 군부는 굉장히 자주독립적인 집단으로 중국을 추종하거나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도 다루기 어렵다고 했다.
아웅산 수치가 집권 후 로힝야 학살사건으로 서방세계로부터 비난을 받으면서 인권과 가치의 문제가 없는 중국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중국의 입장에서도 셈법이 상당히 복잡하다고 했다. 그 이유는 군부를 지원했다가 수치가 복귀하면 관계 회복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는데다 현재 미얀마 군부가 중국의 지원을 쉽게 받아주지 않으면서 고민이 많다고 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육상 구간에 있는 미얀마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지하고 포섭 노력을 하고, 미국은 제재를 통해 미얀마에 영향을 주려 시도하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똘똘 뭉쳐서 움직이지 않으면 상당 기간 희생을 내면서 불행하게 끝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