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5월 샌드한반도정세분석세미나가 29일 서울 종로구 샌드연구소 회의실에서 ‘한미동맹과 가치외교’를 주제로 열렸다. 1부에서 ‘5월 북한정세’ 발제를 맡은 이승현 샌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5월초 외무성대변인 성명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담화를 통해 강경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의 대북인권상황 지적에 “최고존엄 모독”이라며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반발했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회연설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는 미국이 반세기이상 추구해온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구태의연하게 추구하겠다는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고 반발했다.
이는 미국의 북한 인권 지적과 新대북정책을 체제위협으로 인식하고, 강경정책을 구사하면서 협상력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이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 전단살포 관련된 개인명의 담화를 통해 대남 비난을 한데 이어 북한 선전매체들이 우리군의 무기도입과 군사훈련을 연일 비난하며 경색된 남북관계의 수위를 긴장국면에로 몰아가는 것으로 관측됐다.
대남·대외관계에 빗장을 잠근 북한은 내부적으로 청년동맹10차대회 등을 연이어 개최하며 결속 다지기 및 기강잡기에 나섰다. 북한은 청년동맹의 명칭에서 ‘김일성·김정일’을 삭제하고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으로 개칭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회의에 불참한 대신 서한을 보내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와 투쟁’을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김정은이 언급한 강국의 기준을 ‘인민이 무탈·편안·화목하게 사는 사회’로 규정하고 간부들이 자질 강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경제 분야에서 함경북도 무산에 수출가공구를 설치하고 외국투자부문에 대한 국가의 전략적관리를 통해 외국투자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것을 강조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은 현재까지 모두 2만6000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 했지만 확진자가 없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 다만 4월 23일 ~ 27일 기간 신규로 751명에 대한 ‘코로나 19’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 가운데 139명은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부족에 따라 국제기구의 대북 백신 지원도 5월에서 7월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백신 만능론을 비판하면서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미정상회담 분석 및 전망’ 주제 발표를 통해 “한미동맹이 한반도 안보 중심에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한 회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랄프 퍼켓 예비역 대령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한 후 한미 양국 정상이 무릎 꿇고 예우하는 사진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상징이자 결론이라며 “한미 양국이 서로 원하는 것을 바구니에 담은 회담”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다만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성공과 실패는, 바구니 속에 무엇이 담겼느냐보다 앞으로 바구니 속에 담긴 어젠다를 꺼내 후속조치를 어떻게 해 나가는지를 지켜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이상현 연구위원은 이번 회담으로 한미동맹의 성격이 ‘한반도 안보 단일 이슈 중심의 동맹체제에서 글로벌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을 지향’하는 동맹으로 변화했다고 고 했다. 또 한반도에서 동남아와, 중미, 사이버우주까지 협력의 공간과 외연을 확대하는 등 지리적으로도 동맹이 확장됐다고 밝혔다. 이슈 측면에서도 전통안보에 이어 인간안보와 경제안보까지 영역을 넓혔다고도 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양국이 ‘가치를 공유하는 평화·번영이 파트너십’을 맺고,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에 기반한 글로벌 비전을 공유하게 됐다며 포스트, 코로나시대 글로벌 거버넌스의 적극적 협력과 기후변화, 글로벌 공급망 기술혁신, 백신파트너십 등을 체결했다고 평가했다.
미중전략경쟁이 심화되고 한미동맹의 성격이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 확대발전된 상황에서 이제는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지금까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것은 아무런 비용도 지불하지 않겠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었지만 비용을 들이지 않고 외교정책을 선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도 중국에게 안되는 건 안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며 중국의 보복이 있다면 견뎌내는 결기를 가져야 한다고 이상현 박사는 강조했다.
미중 전략경쟁에 대해 향후 ‘협력’보다 ‘경쟁’ 또는 ‘갈등’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 이유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어지는 대중강경 정책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의 초당적 대중(對中)강경인식은 “지난 40여년간의 대중 포용정책이 중국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지 못하고 전략적 경쟁자로 만들었다는 실패론에 기인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의 국제질서 본질을 ‘경쟁적’ 이라고 인식하고 중국에 대해 협력보다는 공개 압박과 봉쇄전략 등의 ‘경쟁적 접근(competitive approach)’을 천명해 사실상 양국 간 ‘신냉전’을 선언 했다”며 “무역,가치,안보 등 전방위적인 중국의 도전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미중관계는 코로나 원인론을 둘러싼 여론전, 심리전 양상 등 새로운 패권경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미국이 경제번영네트워크 (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구상에 동맹의 참여를 촉구하면서 미중 간 디커플링 가능성이 증대되고 이에 따라 세계는 반중국과 친중국 진영으로 양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미중관계는 이제 본격적인 패권경쟁으로서 가치경쟁, 체제경쟁으로까지 확전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대하는 레토릭과 접근방식에 있어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즉 트럼프처럼 직접 중국을 압박하는 대신 동맹과 우방국들의 연대를 통한 다자적 압박으로 중국을 다루겠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원인론을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중국 의존 가치사슬을 벗어나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했다.
한미 간 ‘미사일 지침’ 종료와 관련해 각종 국제 비확산 규범을 충실히 준수해 온 한국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 것이며 한국 방위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담당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나아가 달 및 우주탐사 협력에 관한 행동규범인 ‘아르테미스 약정’ 등과 함께 우주개발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중거리 미사일 개발은 물론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개발도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한미 간 경제협력과 관련해 첨단 자동차용 반도체, 중대형 배터리. AI, 차세대 이동통신(6G), 데이터, 양자기술, 바이오 기술, Open-RAN 기술 등 혁신적 네트워크 아키텍쳐 첨단제도 및 공급망에서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그는 “미중 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 한 그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쿼드 참여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쿼드 관련 이슈는 참여 문제보다 참여국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쿼드 및 쿼드 플러스 국가들과 협력하려면 쿼드가 대중국 포위체제로 굳어지기 전에 미리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