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분석글] 북한이 오는 3월 9일 우리의 국회의원 선거 격인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헌법 제90조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이 7일 발표됐다고 전했다.최고인민회의는 헌법상 입법권을 갖는 북한 최고의 주권기관으로 법률의 제·개정, 대내외 정책의 기본원칙 수립,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부위원장·위원의 선거 또는 소환, 내각 총리의 선거 또는 소환, 경제발전계획 보고서 심의·승인 등을 담당한다.북한은 이번 13기최고인민회의대의원 선거를 통해 김정은식 국가통치기구를 확립할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장성택 물빼기’에 대해 핵심 엘리트들 중 장성택의 측근으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않기 때문에 이 같은 해석은 명백히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과거 김정은의 후계체계 구축 과정을 보면, 김정일이 2008년 말경 김정은을 자신의 후계자로 결정한 후 2009년 2월 보위사령관을 맡고 있던 김원홍을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에 임명함으로써 김정은은 이 때부터 김원홍을 통해 군부 엘리트들을 장악할 수 있었다.그리고 2009년 4월 경 김정일이 김정은을 국가안전보위부장에 임명함으로써 김정은은 이 때부터 북한의 모든 핵심 파워 엘리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따라서 북한의 핵심파워 엘리트들은 이때부터 장성택에게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에게 줄을 서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장성택 숙청 이후 최고위급 인사들 중 뚜렷한 숙청이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는 3월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와 4월경 개최될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1차 회의는 당과 군대에 이어 국가기구에서도 세대교체 작업을 사실상 완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남은 현재 84세이고,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89세로 이들에게 앞으로도 5년간 더 국가기구를 맡긴다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이번 기회에 80대의 고령의 인사들을 2선으로 퇴진시키고 국가기구에서도 대거 세대교체를 통해 상대적으로 젊은 ‘김정은의 사람들’이 국가기구를 관장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또 박봉주 총리가 과거 2000년대 중반 내각 관료들의 ‘연소화’를 추진했던 전례에 비추어볼 때 그가 이번에도 1년간의 총리 경험을 토대로 실적을 제대로 내지 못한 관료들을 상대적으로 젊고 유능하고 추진력 있는 ‘김정은과 박봉주의 사람들’로 교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세대교체 못지않게 큰 관심을 끄는 것은 현재의 국가기구체계가 당과 군대를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김정일의 사고가 반영된 김정일식 국가기구체계인데, 집권 초기부터 김정일식 통치방식과 차별화하면서 김일성식 통치방식을 대거 도입했던 김정은이 김일성 시대의 국가기구체계를 상당 부분 복원하는 ‘김정은식의 새로운 국가기구체계’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1차회의가 개최되면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농업을 특별히 강조했던 점에 비추어볼 때 농업 분야 예산이 대폭 증액될 것으로 내다봤다.한편 박봉주가 총리를 맡고 있었던 2005년에 농업 부문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29.1%, 2006년에는 12.2% 증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