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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북한이 어제 외무성 성명을 통해 제4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한 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은 그의 부친 김정일보다 대외적으로 훨씬 더 강경하고 호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시에 김정은은 지난 2월 6일 전국농업부문분조장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분배에서 평균주의는 사회주의분배원칙과 인연이 없다”라고 강조하는 등 김일성과 김정일보다 훨씬 개혁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김일성에 대한 주민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매우 ‘친근하고 따뜻한 지도자’ 이미지를 연출하면서도 장성택 처형에서 나타난 것처럼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냉혹하고 포악한 절대 독재자 이미지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직후부터 이처럼 그의 부친 김정일과는 차별화된 리더십을 보여왔습니다. 그런데 한국과 국제사회에서는 그 동안 그의 권력 장악력과 통치 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김정은에 대해 단순히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고 간주하면서 장성택이 북한을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는 등 북한의 실상과 괴리된 설명이 일반화되어 있었습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제기된 ‘통일대박론’도 만약 김정은의 리더십과 북한 체제의 내구력을 과소평가한 데 기초하고 있는 것이라면 결국은 이명박 정부 시기의 ‘통일항아리론’처럼 희망적 사고에 기초한 자기만족적인 캠페인으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드레스덴에서 한반도평화통일구상을 밝히면서도 남북한 고위급 당국 간 대화를 통한 신뢰구축과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 없이 낮은 수준의 실무적 대화기구인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만을 제안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독일에서 북한이 관심을 가질만한 일부 경제협력사업들을 북한에 제안하기는 했지만, 박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 당국과의 적극적인 정치적 관계 개선 의지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의 그 같은 제안에 뜨거운 반응을 보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물론 남북한 간에 교류협력사무소가 설치되면 그렇지 않은 것보다는 낫겠지만 그것을 통해 정치적 신뢰 구축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적 신뢰구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군사적 신뢰구축과 북핵 폐기로 나아가는 것이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독재적 지도자일지라도 그를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은 원하는 결과를 거둘 수 없을 것입니다. 김정은과 대화하려면 그가 어떠한 인물인지 먼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 같은 차원에서 이번에 Global Asia에 기고한 에세이는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해 제가 그동안 발표한 글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영문으로 소개한 것입니다. 그동안의 경험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일정한 효과가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북한의 핵 포기나 중장거리 로켓 발사 중단 등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위협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처럼 계속 무시만 할 것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지도자가 직접 김정은을 만나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북한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대화만으로는 일정한 한계가 있고 제재만으로도 일정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화와 압박을 적절하게 결합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화의 방법으로는 ‘남북교류협력사무소’와 같은 낮은 수준의 실무적 대화 차원을 넘어서는 고위급 접촉과 특사파견, 총리회담, 정상회담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당연히 피해야겠지만,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직접 만나 담판을 하지 않는 한 북한은 핵 포기를 위해 결단을 내릴 특별한 동기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최근 북한의 대미 초강경 태도는 로켓 발사 권리는 절대로 포기하지 못한다는 북한의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이 문제와 관련 북미 간에 대타협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북한의 로켓 발사 →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 북한의 핵실험 →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 북한의 로켓 발사 →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 북한 핵실험의 악순환이 앞으로도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일정한 고통을 겪기는 하겠지만, 북한의 핵능력과 핵위협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2012년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와 2013년 2월 북한의 핵실험과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2013년 식량 사정은 더욱 호전되었고 물가도 전례 없는 안정성을 보였습니다. 일부 북한 농업 전문가는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과거에 매년 50만 톤 정도였다면 작년에는 5만 톤 정도로 줄었다고 주장할 정도로 식량사정은 상대적으로 호전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그동안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고 무시해온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외부 세계의 과소평가와는 다르게 부친 김정은보다 경제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2013년 북한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제사정이 상대적으로 호전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건설과 핵무력 병진 노선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한국과 국제사회의 대다수 전문가들의 주장은 현재 재검토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북한의 김정은이 대외 관계에서 초강경 정책과 초유화 정책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일관성이 부족한 경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작년에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북한 주민들의 김정은에 대한 지지도가 김정일에 대한 지지도보다 더 높게 나온 사실은 김정은이 오히려 김정일보다 더 ‘똑똑하게’ 북한을 지배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의 김정일에 대해 카리스마가 부족하다거나 군부가 김정일을 얼굴마담으로 해서 통치하고 있다는 등 김정일에 대한 과소평가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일의 리더십과 영향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은 한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현재 최고지도자에 대해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기초해 적실성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유용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 Global Asia 제9권 제1호 (2014년 봄호)에 게재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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