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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앞으로 계속 존재감 유지할 지 미지수

리설주와 장성택의 은밀한 관계 리설주는 잠적 58일 만에 기록영화에 등장

북한 김정은 노동당1비서의 부인 리설주는 김정일 2주기인 17일 오전 0시 금수산 태양궁전에 참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장성택 숙청’ 사건으로 함께 종적이 사라졌을 지 모른다는 추정은 일단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추문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어 그가 지금의 존재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리설주는 지난해에도 김정일 1주기 공식 추모행사인 중앙추모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태양궁전에는 참배했었다.

리설주는 장성택 처형 발표 직후 거취가 주목되다가 지난 13일 북한 기록영화에 등장했다. 지난 10월 16일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이후 58일만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기록영화를 통해 리설주가 지난해 여름 김일성ㆍ김정일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 태양궁전 건립 당시 김정은과 현지 시찰에 동행하는 장면을 20초가량 내보냈다. 이는 리설주와 장성택 관련 루머 등 그녀의 잠적에 따른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북한대남선전선동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5일 논평을 통해 한국언론의 리설주와 장성택의 염문설 관련 보도를 의식한 듯 "괴뢰보수패당이 심지어는 감히 우리의 최고존엄에 대해서까지 걸고들며 입에 담지 못할 악담까지 내뱉고 있다"며 "이는 동족대결을 더욱 심화시키려는 추악한 반민족집단의 히스테리적 객기"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리설주의 등장여부와 상관없이 관련 추문설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리설주 관련 추문설을 알고 있는 은하수악단 관계자들을 사형하거나 수용소에 보냈지만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관련설이 북한 내부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소식통은 주민들 속에서 “은하수 관현악단 단원들이 알몸으로 춤을 추는 사진과 영상을 외국에 팔았다는 것이 들통나면서 악단이 해체되고 단원들은 잔인하게 총살당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이들을 처형할 때 기관총과 화염방사기까지 동원됐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장성택 처형 판결문에는 “천하의 개만도 못한 인간쓰레기”라는 표현이 있다. 잔인한 처형과 욕설은 김정은의 개인적인 분노가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을 이토록 격노하게 만든 사건은 장성택과 리설주 관련 염문설이다. 한때 장성택이 부장으로 있던 당행정부 산하 인민보안부협주단에서 성악가로 활동한 리설주는 장성택의 눈에 들어 은하수관현악단으로 발탁되었다고 한다. 북한 고위층 출신의 탈북자들은 협주단이나 예술단 등 북한에서 예술에 종사하는 여성들과 간부들의 스캔들은 흔히 있는 일이라며 리설주도 인민보안부협주단 시절 간부들의 술 시중을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여성예술인들은 간부들과 친해지면 개인적인 출세와 부를 보장받을 뿐 아니라 간부들이 여성의 집안까지 돌봐주기 때문에 권력과 밀착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고 한다. 은하수관현악단은 2009년 김정일의 지시로 장성택이 주동적으로 조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성택이 측근들과 술파티를 할 때면 은하수 악단을 불러 함께 놀면서 외국에서 들여온 성인잡지나 영상물을 함께 보고 은하수 악단의 배우들이 성인물을 찍어 돈벌이를 하도록 주선한 것도 장성택 측근의 외화벌이 간부들이라는 얘기도 있다.

특히 작년에 평양에 새로 건설된 고급식당인 해당화관에서 은하수악단을 데려다 음주가무를 하는 과정에 “리설주도 과거엔 우리와 함께 놀았다”는 얘기가 흘러나와 김정은의 귀에까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은하수악단을 없애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의해 핵심단원 9명이 잔인한 방법으로 공개처형되고 나머지 단원들은 양강도 산골로 추방을 보냄으로서 은하수관현악단은 세상에서 사라졌다.

은하수악단의 흔적을 없애버린 김정은의 칼 끝은 리설주를 자신에게 소개해준 장성택에게로 향했다. 장성택은 김정일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김정은이 상실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김경희와 논의해 리설주를 김정은에게 소개시켜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마음에 둔 여성이 있었지만 장성택은 자신과 가까운 리설주를 내세웠다.

장성택이 리설주를 내세운 명분이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을 닮았다는 것이어서 김경희도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장성택은 김경희를 통해 권력의 핵심부로 진입했던 것처럼 리설주를 통해 김정은을 움직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리설주가 처음 등장하면서 김정은과 팔짱을 끼고 짧은 미니스커트에 핸드백을 들고 나온 것도 장성택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리설주와 장성택 관계

장성택은 리설주를 통해 자신의 개혁개방 사상을 전파하고 북한의 변화를 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리설주와 장성택의 관계를 알게 된 김정은은 자신이 장성택에게 철저하게 농락배신당했다는 분노의 감정을 잔인한 처형으로 보복했다. 장성택을 처형했지만 리설주에 대한 김정은의 감정은 쉽게 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도 계속되는 북한내 음란물 영상관련자들에 대한 공개처형은 리설주의 추문이 김정은의 뇌리에 지워지기 힘든 상처로 남았음을 의미한다.

과거 김정일의 여자들이 모두 불행했던 것처럼 리설주의 운명도 불행해질 가능성이 크다.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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