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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김국태 검열위원장 장의위원 명단으로 본 북한 권력 서열]

조연준·장정남 새로 등장 로두철·문경덕·지재룡 등 張 측근 상당수 살아남아 "숙청 규모 작을 것" 분석 "당장 手足 다 자르면 불안… 천천히 제거할 것" 전망도

북한의 권력 지도가 요동치고 있다. 권력 2인자로 불렸던 장성택을 쳐내는 등 김정은 권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북한 내 권력 서열이 크게 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최근 사망한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의 장의위원회 54명 명단을 공개했다. 이를 2년 전 김정일 장의위원회 명단과 비교해보면 변화가 역력하다. 오는 17일 김정일 사망 2년 추모 행사에서 새로운 권력 서열이 드러나겠지만, 정부 당국은 "이번 명단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봉주는 121위에서 3위로

김정일 장의위원회 명단(2011년 12월, 232명)과 김국태 장의위원 명단(2013년 12월, 54명)을 비교해 본 결과 권력 서열이 높아진 인물로는 박봉주 내각총리(121위→3위), 최룡해 군총정치국장(18위→4위), 리영길 군총참모장(76위→5위),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58위→15위) 등이 눈에 띈다. 박봉주에 대해선 "장성택 실각 이후 북한의 최고 권력 기구인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많다"는 전망이 있어왔다. 박봉주는 8일 정치국 확대회의 때 김정은·최룡해와 함께 단상에 앉은 데 이어 이번 장의위원 명단에서도 서열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그가 당분간 내각을 책임지게 된 것이란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최룡해 역시 명단에 4위로 이름이 오른 것을 보면 군부(軍部)에서의 위치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장의위원 명단에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도 있다. 조연준 노동당조직지도부1부부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은 2년 전 김정일 장의위원 명단에는 없었으나 이번에 각각 서열 24위와 서열 5위로 뛰어올랐다. 장정남은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의 첫 대외 행사에도 동행하는 등 '김정은 군부'의 중심인물로서 자리를 굳힌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이번에 명단에서 빠진 인물들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리영호 전 군총참모장, 현영철 전 군총참모장, 김정각 전 인민무력부장, 우동측 전 국가안전보위부 1부부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김정은 등장 이후 이런저런 이유로 숙청되거나 좌천된 인물이다.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김기남 노동당 비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박도춘 노동당 비서 등은 2년 전 김정일 장의위원 명단이나 이번 김국태 장의위원 명단에 모두 상위에 올라있다. 2년 전과 비교해서 서열에 큰 변화가 없는 인물 대부분은 나이가 70세 이상인 경우가 많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들은 3대(代)에 걸쳐서 충성을 다하는 노신(老臣) 그룹으로 김정은 신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숙청 규모 예상외로 작을 수도

이번 장의위원 명단에는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 당 비서와 최근 망명설이 불거진 로두철 내각 부총리도 포함돼 있다. 또 장성택 처형에도 그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도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룡해 군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총리, 문경덕 평양시 당비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도 그동안 장성택의 측근 인물로 분류돼왔지만 현재까지 건재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예상보다 이번 숙청 폭이 좁아질 수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6개월 전에 장성택 측근들이 장성택을 배신하고 김정은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며 "큰 숙청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들도 "생각보다 숙청자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서재진 전 통일연구원장은 "장성택 사람의 숫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체제에 충성하느냐에 따라서 향후 그들의 운명이 갈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독재 체제 속성상 결국은 대규모 숙청으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고재홍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는 "장성택이 숙청되면서 김정은 정권의 주력이 김정철, 김여정, 고수일 등 고영희 라인으로 채워졌다"며 "장의위원 서열이 곧 권력 서열은 아니다"라고 했다. 고영희는 김정철·정은·여정의 어머니이고 고수일의 누나다. 조영기 고려대 교수도 "당장 장성택 수족을 다 잘라버리면 불안하기 때문에 손을 쓰지는 않지만 북한 체제의 속성상 천천히 제거할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숙청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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