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준·김원홍 등 新실세 확인… 김일성 유격대 출신 황순희 등 빨치산 혈통 여전히 건재 과시
17일 김정일 2주기를 계기로 김정은 유일 체제 구축을 떠받치는 김정은 친위 세력들의 면면도 확실해지고 있다. 이날 2주기 행사 주석단에 등장한 노동당과 군부, 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정원), 인민보안부(우리의 경찰청), 내각의 인사들이다.
노동당 내 친위 그룹으로 장성택 숙청을 조직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박도춘 군수담당 비서, 김기남 선전선동부장, 최태복 교육담당 비서가 등장했다. 박도춘 당비서는 자강도당 책임비서 출신으로 김 제1비서가 후계자 수업을 받을 때 발탁됐다. 현재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비서를 겸한다. 장성택 숙청 후 북한이 '장성택 일당'으로 표현한 인물들이 포진한 행정부가 무력화되고 조직지도부가 부상하면서 조연준 조직지도부 1부부장도 실세로 부상했다.
공안기관을 대표하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 부장은 북한 공안 업무와 정보를 한 손에 거머쥔 인물이다. 김정은 체제에 저항하는 반체제 인사들을 적발하고 숙청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내각에서는 박봉주 내각총리, 강석주 내각부총리 등이 실세로 부상했다. 특히 박봉주는 김정일 사망 1주기 주석단 명단에 없었던 인물로 김정은 시대 경제 사령탑을 이끌어갈 대표주자로 급부상했다.
김일성과 빨치산 활동을 함께 했던 사람들의 2·3세인 이른바 '빨치산 혈통'도 주목된다. 2인자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대표적이다. 북에서 빨치산 혈통은 특별 대우를 받는다.
최룡해는 김일성 전 주석과 빨치산 활동을 함께 한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로 그의 모친 김철호도 빨치산에서 김일성·김정숙과 함께 싸운 전우들이다. 김정숙은 김일성 전 주석의 부인이며 김정일의 생모로 북한에서 '백두산여장군'으로 숭배되는 인물이다. 최룡해는 어릴 때 김정일을 형님이라 부르며 인간적으로 친하게 지낸 덕에 출세 가도를 달렸다.
1989년 평양에서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김일성·김정일의 신임을 얻었고 북한이 내외우환을 겪던 90년대 초·중반에는 800만 청년들이 김정일을 위한 총폭탄이 되겠다는 호전적 구호를 만들어 충성 맹세를 했다. 한때 비리로 좌천됐다가 2003년 재기했다. 2012년에 군 총정치국장으로 급부상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최근 사망한 김국태 전 당검열위원장의 유족도 참석했다. 김국태는 빨치산 출신으로 북한 초대 산업상을 지낸 김책의 아들이다. 김책은 빨치산 시절 김일성보다 나이가 10년 이상 위였고 직책도 높았지만 깍듯이 모셨다.
이번 주석단에는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 관장, 김철만 전 2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김일성 항일 빨치산 1세대와 오극렬·현철해 등 빨치산 2세들이 대거 참석했다. 황 관장은 1919년생으로 김일성 유격대 간호원 출신이다. 그는 1주기 때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