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임대아파트에 밀집 거주… 주변 편견에 학교 폐교說까지
"탈북민村 빨리 벗어나는게 꿈"
탈북민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사는 서울 양천구와 인천 남동구 등의 일부 임대아파트 단지가 탈북자에 대한 편견과 지역 주민의 기피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섬'처럼 돼가고 있다. 문화적 이질감과 일부 탈북자의 일탈 등이 겹쳐 지역사회와 갈수록 격리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탈북자 밀집 지역이 자칫 과거 유대인 격리 거주지인 '게토'처럼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탈북자 밀집촌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일반 주민들은 탈북자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인천 남동구의 주민 A씨는 "이웃집에 사는 탈북자들이 걸핏하면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시끄럽게 해서 '좀 조용히 해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다"며 "그러나 그는 자격지심 때문인지 '왜 우리한테만 그러느냐. 북에서 왔다고 무시하느냐'고 발끈했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의 주민 B씨는 "북한에서 온 사람들은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다"며 "말을 해도 듣지 않아 경비 아저씨들이 힘들어한다"고 했다. 서울 일원동 아파트에선 "탈북자들이 공원에서 술 마시고 싸운다"는 신고가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반면 탈북자들은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남한 사람들의 시선에 상처를 받는다고 했다. 인천 남동구의 탈북자 김모씨는 "북한엔 술집이 없어 집에서 술을 마시는 게 일상화돼 있다"며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는 탈북자들은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눈물을 마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 술 마시고 사고 치는 건 남한 사람들이 더 심하지 않으냐"고 항변했다.
탈북자들의 65%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임대아파트 등에 몰려 사는 것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전우택 연세대 교수는 "함께 모여 살면 처음에는 서로 의지가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남한 사회에 동화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젊은 탈북자들은 "빨리 이곳(탈북자 밀집촌)을 벗어나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인천 남동구의 탈북자 강영산(가명·29)씨는 "같은 기수의 하나원 졸업생 수십명이 한날한시에 이곳에 입주했다"며 "옆집도 탈북자, 윗집도 탈북자인데 하나원과 무슨 차이가 있나 싶다"고 했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탈북자 D씨는 "직업 없는 탈북자들끼리 모이다 보면 노력하지 않고 돈 벌 생각에 다단계, 보험사기 등에 빠지기 쉽다"고 했다.
강서구의 한 탈북대학생은 "밤늦게 공부하고 있으면 술 마시던 이웃 형들이 '공부해봤자 뭐하냐. 책에서 돈 안 나온다. 잠이나 자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며 "여기 계속 있다가는 헤어나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진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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