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원자력협정이 40여년 만에 전면 개정됐지만, 이전에 미국과 협정을 맺은 일부 국가에 비하면 '핵 주권' 확보가 미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라늄 농축이나 사용후핵연료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골드 스탠더드' 조항이 이번에 빠진 것은 큰 진전이다. 미국은 상당수 국가에 아직도 골드 스탠더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농축이나 재처리 분야에서 상당한 권한을 인정받은 일본이나 인도 등에 비하면 자율성이 많이 떨어진다. 일본은 1988년 발효된 미·일원자력협정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권한을 인정받았다.

일본은 그동안 꾸준히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2013년 말 기준으로 플루토늄을 47.1t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핵분열성 플루토늄은 약 31.4t에 달한다. 이를 모두 핵무기화하면 5000여개 이상을 만들 수 있다. 또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플루토늄을 90여t 추출할 수 있는 분량의 핵폐연료도 갖고 있다.
인도는 2008년 미국과 맺은 원자력협정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권한을 확보했다. 미국과 원자력협정을 맺은 50개 국가 중에서 2000년대 이후 두 가지 권한을 모두 얻어낸 나라는 인도가 유일하다.
미국은 2013년 10월 베트남과 원자력협정에 서명했다. 베트남은 핵 원료를 국제시장에서 조달하며 우라늄 농축이나 플루토늄 재처리 활동을 자제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란의 경우 올해 타결된 미국과의 협상에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일절 허용받지 못했다. 하지만 우라늄 농축에 대해서만 사용 권한을 얻어냈다. 미국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권리를 배제한 원자력협정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