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9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올 들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위 간부 15명을 잇따라 처형했다고 밝혔다. 처형된 간부 중에는 우리의 차관급인 임업성 부상과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여부에 대해 "김정은이 (러시아 전승기념일인 5월 9일을 전후해) 날짜가 임박해서 방러할 가능성이 높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정보위 이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국정원의) 북한 동향 보고 중 김정은의 공포통치가 지속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회의에서 "김정은은 (지시를 내리면) 핑계나 이유가 통하지 않고 무조건 관철시키는 통치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며 "이견을 제시하면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간주해 본보기 처형으로 대응한다"고 했다.
북한 임업성 부상은 올해 1월 산림녹화에 불만을 토로했다가 처형됐고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도 김정은의 지시에 이견을 제시했다가 처형당했다.
이철우 새누리당 정보위 간사는 "대동강 과학기술 전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김정은이 기존의 돔 형태 지붕 설계를 김일성화(花) 모양으로 하라고 지시하자 담당자(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들이 그렇게 설계를 바꾸면 시공도 어렵고 기간도 연장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정은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공개처형을 했다. 기관포를 발사하는 등 IS(중동의 테러 조직)와 같은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3월에는 스캔들 문제가 불거진 은하수관현악단 총감독과 감독관 등 예술인 4명을 처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집권 첫해인) 2012년에 17명, 2013년 10명, 2014년 41명을 처형했다"며 "매우 즉흥적이고 강압적 통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김정은이 즉흥적으로 지시해서 말을 안 들으면 군부 인사들에 대해 수시로 강등하고 복권시킨다"며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도 대장→중장→대장→상장으로 3년 새 계급이 네 번이나 바뀌었다"고 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해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김정은의 성격상 최종 단계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정원은 "(러시아 모스크바의) 호텔을 체크했더니 (김정은 관련) 예약 상황은 없었다"며 "다만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이 굉장히 크고 안에 여러 가지 숙식 시설이 있는 데다 전에도 (여기서 묵은) 선례가 있기에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의 소비문화에 대해서는 "2400만명 중 1%인 북한 특권 계층은 남한풍 소비문화를 하고 있다"며 "(이들이) 쿠쿠밥솥 쓰는 게 유행이고 호화 생활을 한다"고 했다. 또 "북한 주민들이 중국제(상품)보다 한국제를 더 좋아한다"며 "(그러나 단속 때문에) 시장에선 한국제를 지칭하는 은어인 '중국 거보다 더 좋은 거'로 통한다"고 했다.
북한의 사이버 해킹 조직은 7개에서 6개로 감소했지만 지원 조직은 기존 13개 4200명에서 17개 5100여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이 해킹 조직들이 우리의 한국수력원자력과 코레일 등을 공격한 조직"이라며 "대북 전단을 보내는 이민복 풍선단장의 이메일을 해킹해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 밖에도 북한의 IT 관련 고급 인력들은 베트남, 라오스 등지에 파견돼 근무하면서 2000~5000달러를 받고, 이 중 2000달러 정도를 상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