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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남북 고위급 접촉 우리 측 대표인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5일 "사흘 동안 전체 회의 네 차례, 별도 실무 회의 10여회 등 총 24차례의 회의가 있었다"고 했다. 총 43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접촉에서 휴식 시간도 10차례가 넘었다고 한다. 휴식·식사 시간 등을 제외하고 회의 한 건당 남북이 마주앉은 시간은 한 시간 안팎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도발 사과' 문제부터 풀자는 우리 측과 '확성기 방송' 문제부터 다루자는 북측의 의견이 계속 충돌하면서 회담은 공전을 거듭했다"고 했다. 양측의 언성이 높아지며 험악한 분위기도 몇 차례 연출됐다. 북측에서 '전쟁'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측은 끝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고 25일 새벽 막판 절충점을 찾았다.

◇北, 지뢰 도발 어물쩍 넘기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접촉의 최종 결과물인 공동 보도문의 2항을 만들기 위해 북측과 피 말리는 협상을 했다"며 "북측이 내민 합의문 초안엔 지뢰 관련 내용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2항은 북측이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도발에 유감을 표명하는 내용이다. 북측은 시종 도발 자체를 부인했고, 우리 측은 다른 건 포기하더라도 북측의 유감 표명만은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타결된 25일 새벽 회담장인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부터)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가 웃으며 얘기하고 있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타결된 25일 새벽 회담장인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부터)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가 웃으며 얘기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우리 측은 회담 시작부터 여기에 협상력을 집중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과거 북한이 저지른 도발을 언급하며 "북측이 도발을 하고 어물쩍 넘어가는 악순환이 거듭돼 왔다. 남측이 먼저 무력 도발을 한 적이 있느냐"고 따졌다.

북측 대표들은 "직접 본 것도 아니고 잘 모르는 일"이라며 피했다. 김 실장은 직접 사고 현장의 지형과 토질 등을 설명하며 "이것은 누가 봐도 물에 휩쓸려 온 게 아니라 누군가 매설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1명이든 2명이든 10명이든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북측의 도발로 우리 젊은이 2명의 인생이 비틀린 것을 우리 국민이 용납 못 한다"며 "북측은 이에 상응한 조치를 분명히 취하라"고 했다.

하지만 북측 대표들은 "남측의 주장일 뿐이다. 와서 본 것도 아니고 잘 모르는 일인데 자꾸 과거를 들춰내 따지지 말라"며 화제를 바꾸려 했다. 우리 측은 "바로 얼마 전에 일어났는데 어떻게 그것이 과거냐. 지뢰건이 정리돼야 다음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맞섰다.

결국 북측은 "어느 정도까지 해줘야 하느냐"며 한발 물러섰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 측이 제시한 문안 뒤에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북남 간에 공동 노력한다'는 표현을 넣으려 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대표단에 '수용 불가' 지침을 내렸다. 지뢰 사고가 남북 공동의 책임처럼 오해될 소지가 있었기 때문(정부 당국자)이다.

◇北, 확성기 문제로 이틀 끌어

북한은 포격 도발에 대해서도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러자 국방부 장관 출신인 김 실장은 "내가 전군(全軍)을 지휘했던 사람"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김 실장은 우리 군 장비(대포병 레이더)의 성능이 얼마나 좋은지, 이 장비에 기록된 궤적이 무엇인지, 왜 북측의 소행일 수밖에 없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하지만 북측은 "지나간 이야기는 하지 말자"며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문제를 집요하게 거론했다고 한다. 황병서 등은 "남측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해야 준전시 상태를 해제할 수 있다. 그래야 긴장 상태가 풀리고 북남 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또 "확성기 방송만 중단하면 박 대통령께서 제안한 여러 가지 것도 할 수 있다"며 '완전 철거' 또는 '방송 영구 중단'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북측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훈령을 기다려야 한다며 몇 차례 회담장을 나갔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확성기 문제로만 이틀을 끌었다"고 했다.

북측은 확성기 방송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들의 주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이 지뢰 사건과 관련해 '남측 주장을 못 믿겠으니 우리 국방위원회 검열단의 공동 조사를 받으라'고 다그쳤다. 그런데 우리가 '그래 하자. 대신 결과 나올 때까지 확성기 방송은 계속하겠다'고 나오자 '일 없다(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평화의 집 처음 온 北 대표단

황병서와 김양건은 회담장인 '평화의 집'에 온 것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조선인민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이 군사 대치가 한창일 때 판문점 남측 지역에 왔다는 사실이 무얼 뜻하는지 남측이 잘 이해해야 한다"며 "우리는 굉장히 큰 결심, 큰 의사를 갖고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이어 "북남 관계가 이대로 가서야 되겠느냐. 고위급끼리 만나 풀지 못할 문제가 어디 있느냐"고도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평소 북한 대표들 같았으면 진작에 회담을 깨고 나갈 상황이 여러 차례였다"며 "확성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그만큼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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