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오는 26일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 실무접촉은 지난 8월 25일 남북고위급접촉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남북 당국회담을 개최한다'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남북 당국회담 실무접촉은 2013년 6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월과 10월 모두 3차례에 걸쳐 북한에 남북 당국회담 개최를 제의했으나 북한은 즉답을 피했다. 북한은 실무접촉 제안 하루 전인 19일 조평통 성명을 통해 "남조선 당국이 아무리 대화를 떠들어도 진정성에 대해 믿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우리 측에 책임을 떠넘겼다. 그랬던 북한이 하루 만에 대화를 수용한 배경에는 당국회담 무산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유화 공세를 놓고선 "내년 5월 36년 만에 소집되는 북한의 제7차 노동당대회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이 대회를 통해 '선대 수령들'의 그림자를 벗고 명실상부한 '김정은 조선'의 출범을 대내외에 선포하려는 만큼, 우호적인 대남·대외 환경을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박형중 통일연구원 연구본부장)는 것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통치 기반을 다졌다고 판단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이제 내정(內政)에서 벗어나 북한 밖과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문제로 무게 중심을 옮긴 것 아닌가 보고 있다. 북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방북 문제를 논의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외교 소식통은 "대외 역량 강화의 핵심은 대미 관계 개선인데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를 고수하니 유엔을 통해 우회로를 찾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하지만 남북 실무접촉과 반 총장 방북 등 유화 공세가 실질적인 남북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김승 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북한은 대화의 문을 닫고 있는 이미지로 비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잠시 위장 평화 공세를 펴는 것"이라며 "대화가 열리더라도 적극성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남북 당국회담 실무접촉에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당국회담에 나설 수석대표의 '격'을 맞추는 문제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측에서 김기웅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이 실무접촉 수석대표를 맡고, 북측은 이름은 밝히지 않은 조평통 서기국 부장이 수석대표를 맡는다. 전직 남북회담본부 관계자는 "2013년 6월에 남북 당국회담을 앞두고 회담 대표의 급 문제로 1박 2일간 줄다리기하다 결국 무산됐다"며 "양측의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는 2+2회담(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통일부 장관+군총정치국장과 노동당 통전부장) 방식이 가동돼 왔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양측의 최고위급을 대표하는 2+2회담이 상시 가동되기는 어렵다는 점 때문에 우리는 통통회담(통일장관+노동당 통전부장)을 원하고 있다"며 "북한이 쉽게 받아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했다.

회담 의제 를 두고도 양측의 입장 차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은 지난해와 올해 이산가족상봉을 성사시켜 줬기 때문에 공이 남측에 있다고 생각하고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조치 해제 같은 큰 선물을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쉽게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당국회담의 개최 전망을 낙관하긴 이르다"고 했다.

SITE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