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해 제재와 압박을 위주로 한 대북정책의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북핵 문제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핵 문제를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북한을 설득하는 등 비핵화에 기여하는 남북대화는 추진하기로 했다.
통일부는 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17년도 업무계획'을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에게 보고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올바른 변화를 통한 북한 비핵화 및 평화통일 기반 구축'이라는 주제의 올해 업무보고에서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계속 추구하며,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과 현재의 대북제재 국면을 전환하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정부는 정책의 원칙과 일관성을 확고하게 견지하면서 북한이 비핵·평화, 인권·민생, 평화통일의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견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업무보고 내용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대북) 정책의 원칙과 일관성을 지속해서 유지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며 "우선 강력한 제재로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면서 비핵화, 인권증진, 민생개선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연계해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견인하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진정성 없는 대화 공세에는 응하지 않고, 북한 비핵화에 기여하는 남북대화가 우선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게 통일부의 입장이다. 홍 장관은 "(남북)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현재 상황에선 비핵화 대화를 하고 여건이 성숙하면 다른 분야로의 대화 넓혀가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대화가 성사되면 ▲ 민족 동질성 회복 ▲ 신뢰·평화 구축 ▲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 등 북한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분야로 대화 의제를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홍 장관은 "남북 당국 간에 의미 있는 대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필요하다"며 "현 상황에선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김정은) 신년사에서 확인됐기 때문에 먼저 대화 제의를 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영유아,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필요성과 시급성, 투명성 보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건이 조성되면 민간단체의 인도적 대북지원을 승인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게 통일부의 입장이어서 향후 대북 인도적 지원이 늘어날지 주목된다. 통일부는 또한 직속조직인 북한인권기록센터를 통해 올해부터 북한 인권 실태조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조사결과는 보고서로 발간해 향후 책임규명 근거로 활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북한인권정책협의회를 통해 북한 인권 정책에 대한 범정부적 협업을 강화하고, 북한인권공감포럼(가칭)을 구성해 북한 인권 정책 방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