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제문제연구원 대표단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4일 “소격(쑤거·蘇格) 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대표단이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조선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대표단은 방문 기간 외무성 부상을 의례 방문하고 군축 및 평화연구소, 사회과학원 일꾼(간부)들과 현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대표단의 이번 방북은 북한의 파트너인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연구소 대표단의 지난 2월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가 미국의 '핵 위협'과 북한의 핵 보유 당위성 등을 주장하는 내용의 보고서와 대변인 담화 등을 발표해왔다는 점에서 북·중 양측은 이번에 북핵 문제와 북미 갈등 등 동북아 정세를 중점적으로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북한이 이번 기회에 중국이 제안하는 북핵 해결 방법인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요구를 받아들일지도 관심사다.
북한은 그동안 선(先)핵 폐기를 요구하는 미국의 방식을 거부한 것은 물론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지난 1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반관반민(1.5트랙)포럼에서 위샤오화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6자회담의 틀 하에서 쌍중단부터 시작하여 실용적인 목표를 공동으로 설정하고 동시 진행 및 단계적 시행의 원칙에 따라 현상 해결과 함께 근본적인 해결 방안도 함께 강구하는 것”이라며 쌍중단을 통한 북핵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석한 송일혁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연구소 부소장은 “핵 문제의 근원은 미국이 대조선적대시 정책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며 “미국이 우선 우리 공화국을 주권국가로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북핵 문제 해결의 선행 조건이 북미 평화협정을 통한 관계정상화임을 밝히며, 중국의 쌍중단 요구마저 거절한 것이다.
그동안 계속 북한을 두둔해온 중국은 북한의 화성-14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이후에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 움직임에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한국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미국이 2일 세컨더리보이콧 등 강력한 대중 무역제재를 가할 움직임을 보이자 유엔 안보리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중국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4일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엄격히 집행할 것”이라면서도 “중국 측이 제기한 쌍중단 제의는 정세 격화를 제지하는 데 유리하며 대화로 돌아오는 돌파구를 찾는 데 도움이 되므로 각국은 진지하게 고려하고 적극적으로 호응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는 중국이 북한 경제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대북압박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자신들의 쌍중단 수용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