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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대북 인도적 지원은 (북한) 영유아, 임신부 등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시급성이 있어 먼저 검토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가 채택된 지 이틀 만에 이 같은 지원 방침을 밝힌 이유로는 석연치 않다. 통일부는 브리핑을 통해 "시급성 때문"이라며 "자료로 말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도적 실태'란 제목의 A4 1장짜리 자료만 배포했다. 하지만 자료에 실린 '북한 영유아 사망률' 통계는 2015년 것이 마지막이고, '유니세프 영양실태 조사'는 2012년 통계였다. 수년 전 통계를 갖고 '시급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국제기구 공여 관련 참고사항'이란 A4 용지 2장짜리 자료도 배포했다.

유니세프(국제아동기금), WFP(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기구를 통한 미국·유럽 등의 대북 지원 현황을 담은 것이다. 하지만 모두 6차 핵실험 이전에 이뤄진 지원들이었다. 정부가 설득력 떨어지는 자료를 들고 '시급성'을 운운하는 것만 봐도 이번 지원이 순수 인도적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기 초반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베를린구상을 실현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15일 대북 지원 업무를 전담할 ‘인도협력국’을 부활시키는 내용의 직제 개정령을 입법 예고했다. 통일부는 대신 ‘북한인권법’ 시행에 따라 작년 9월 신설한 ‘공동체기반조성국’을 1년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

대북 업무의 방점이 ‘인권’에서 ‘인도 지원’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와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계속된 도발에도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인도협력국 부활 방침에 대해 “국정 철학 및 국정 과제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 만들어진 인도협력국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5월 폐지됐다가 8년 만에 다시 설치되는 것이다.

통일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담당해온 공동체기반조성국을 폐지하고 인도협력국을 8년 만에 부활시킨 것은,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정세와 상관없이 대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대북 인도 지원 사업을 전담하는 인도협력국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6월 신설됐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5월 폐지됐다. 그러다 작년에 북한인권법이 통과되면서 과거 인도협력국 기능에 북한 인권 업무까지 포괄하는 공동체기반조성국이 만들어졌다.

공동체기반조성국은 북한인권과가 선임부서로 업무 방점이 북한 인권 문제에 실려있었다. 당시 북한은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괴뢰 통일부가 반공화국 인권모략 소동을 전담하는 공동체기반조성국이라는 것을 새로 내왔다. 통일부라는 간판을 없애버릴 때가 됐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부활되는 인도협력국에서는 북한인권과는 폐지돼 신설된 인도기획협력과로 흡수됐다. 인권 문제에 민감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대북 인도 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안팎에서는 통일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인도 지원을 명분으로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핵·미사일 도발 국면에서 정책의 균형을 맞추기 보다 북한에 지원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것은 국민 정서에 반하고 유엔의 대북 제재 공조에서 이탈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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