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2일 이례적으로 직접 성명을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관련해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된 성명을 발표했다.
김정은이 직접 성명 형식으로 강한 비판을 쏟아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또 매년 1월1일 내놓는 신년사 외에 자신의 명의로 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국무위원회 위원장, 북한군 최고사령관 등 3개 직함을 갖고 있다. 이날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성명을 냈다.
김정은이 이처럼 직접 성명을 발표한 것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엔 무대에서 공개적으로 북한과 자신을 공개 비난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과 국가 대 국가로 상대하며, 김정은을 트럼프와 같은 반열의 지도자로 내세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은 이날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 ‘깡패’라고 하며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체류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초강경 대응 조치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리용호가 언급한 태평양상 수소탄 시험은 실현될 경우 가급적 수백㎞ 이상 고공(高空)에서 폭발시켜야 방사능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이 수백㎞ 이상 상공에서 핵폭발을 시키더라도 핵 EMP(Electromagnetic Pulse ·전자기펄스)에 의해 광범위한 지역에서 피해가 생길 수 있다. 또 북한이 ‘북극성-3형’ 등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발사해 태평양상에서 터뜨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밖에도 북한이 지난 8월 주장했던 화성-12형 미사일을 동원한 괌 포위 사격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