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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북한이 2017년 7월4일에 이어 28일 밤에도 기습적으로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하였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가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고도화 현황을 보면 첫째 핵능력의 제고, 둘째 핵탄두의 소형화·경량화, 셋째 운반수단인 미사일기술의 고도화 등의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핵능력의 제고는 다섯 차례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 놓은 상태이며, 김정은이 결정만 하면 언제든지 추가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기술적 준비를 완료해 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진행한다면, 핵무기 소형화·경량화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경우 최초 핵실험 이후 10여년이 지났기 때문에 상당 수준의 경량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운반수단인 미사일 개발의 경우 ICBM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화성 14형의 고각 발사를 통해 최고 고도 3724.9km, 비행거리 998km를 확인하였으며, 이 데이터를 30~45도의 정상각도 발사로 시뮬레이션 해보면 9,000~10,000km의 사거리에 도달하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따라서, 북한이 현재 기술적으로 넘어서야 할 것으로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원하는 공중지점에서의 폭발기술이라 하겠다. 이처럼 북핵·미사일의 고도화는 완성단계라는 견해가 다수이다. 특히,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미(韓美)를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도발수단으로서는 충분한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핵보유국들은 핵 실험을 시뮬레이션으로 하고 있으나 북한은 여전히 핵실험장을 만들어서 하고 있어 핵실험장 주변 지역의 환경파괴와 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와 후유증을 낳게 된다.  

북한은 어떤 외부 압력에도 불구하고 핵보유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그 의지를 실행에 옮겨왔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변수인 미국과 중국의 협력은 오래 전부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현실 앞에서, 한국은 세 가지 방향으로 실질적 정책 대안들을 마련하고 추진해야 한다. 첫째, 비군사적 수단의 제재에 한계가 있으나 유엔, 다자 외교, 양자 외교의 모든 차원에서 더 강력한 공조가 지속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 노력은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북한의 실질적 핵 국가화 이후에라도 북한에 대한 압력을 지속화 시킬 수 있다. 둘째,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요격 체계를 확보하고 훈련을 강화해야 하며, 형식적 요소가 여전한 예비군과 민방위 훈련을 스위스처럼 보다 실질적인 대비 훈련으로 강화해야 한다.

셋째, 대북 억지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복합유도폭탄 도입, 탄두 중량제한 철폐, 핵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공중폭발대형폭탄(MOAB)의 도입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김정은은 집권 6년간 북한의 ‘지정학적 요충 이론’을 자주 강조해왔다. 그에 따라 북한은 그들이 지정학적으로 대국(大國)들을 다스릴 수 있는 유리한 전략적 요충지에 있다고 했다. 북한이 말하는 ‘전략 국가’의 지위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6년 동안 북한의 지정학(地政學)이론은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대세의 향방과 세계의 힘의 구도가 순식간에 달라져야 하는 현대 정치사의 대격변기가 도래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북한의 표현대로라면 대국을 쥐락펴락하는 그 힘은 결국 김정은이 구비한 지정학적 통찰력과 핵무력(核武力)에서 나온 것이다.

북한은 바로 이 지정학적 지위와 핵 무력이 있기에 자기들에게도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한 것이다. 올해 들어 북한은 바로 이 힘의 원천인 핵 포기를 사실상 선언하면서 불과 몇달 사이에 격동의 변화를 한반도에 몰아오고 있다. 4월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지하고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결정했다. 또 핵·경제 병진노선의 종식을 선언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 노선을 내놓았다. 임철웅 북한 내각부총리는 “세계적인 전략국가로 급부상시킨 불가항력적 힘을 최대로 분출시킨다면 경제강국 건설의 승리는 확정적”이라고 했다. 북한에 ‘전략국가’의 지위를 부여한 ‘불가항력적 힘’의 원천은 핵무기인데 이를 포기할 수 있을까.

과연 핵이 없는 북한은 ‘지정학적 행운’을 계속 누리며 ‘전략국가’로 남을 수 있을까. 모든 것을 잃으면서도 얻어낸 핵을 북한은 정녕 포기할 수 있을까. 김정은이 파격적 행보를 거침없이 쏟아내는 와중에도 전략적 전환이냐 아니면 전술적 꼼수냐 하는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북한의 ‘지정학적 지위’는 지정학적 대결에서 이뤄진 것이고, 그 지정학적 대결의 극치가 바로 핵무력의 완성이었다. 결국 북한은 핵무력에 힘입어 ‘전략국가’로 발돋움한 셈이다. 하지만 북한은 지정학적 대결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야 했다. 핵무력은 얻었지만 다른 것은 모두 잃었다. ‘지정학적 지위’는 부각됐지만, 그럴수록 강대국들의 전략적 접근과 각축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었다.

북한은 그 소용돌이 속에 마침내 가난에 허덕이는 ‘강성국가’ 밖에 되지 못할 것이었다. 김정일 시대는 그렇게 버텼다. 하지만 다시 그렇게 버티면 끝끝내 ‘최빈국’을 벗어나지 못한 채 계속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결국 북한은 지정학적 접근에서 탈피하여 지경학적(地經學的) 접근으로 나아가야 했다. 그래야 김정은이 말하는 “인민의 만복이 꽃피어나는 사회주의 경제강국”을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대로 병진노선에서 경제노선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지정학적 접근에서 지경학적 접근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지정학적 대결의 산물인 핵·미사일과 지경학적 발전을 맞바꿈하는 획기적인 선언일 수도 있다. 북한은 사실상 동북아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지경학적 지위에 있다.

북한이 움직이면 중국의 동북, 러시아의 극동, 한국, 일본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 지각변동이 연동되면 동북아는 명실공히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논평이 의미심장하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핵은 공격용 무기로 사용된 적이 없다. 핵폭탄은 강력한 고슴도치형 방어 무기라는 것이 현실적 인식이다. 북한의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역사적 맥락이다. 핵 공격은 바로 자폭이기 때문이다. 이제 북한이 외부 침입에 대한 방어 체계를 일단 완성했을 뿐이라는 것이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원래 가능성이 없는 북진 무력통일 가능성이 사라졌을 뿐이다. 이제는 상호 군사적 침략이 불가능한 교착 상태가 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국가의 존망은 외침(外侵)보다 내부에 달려 있다.

핵을 통하여 북한은 외침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핵으로 인하여 북한은 내부 붕괴가 촉발될 것이라는 게 중국의 메시지다. 북한은 1인 중심의 권력체제를 유지해온 국가다. 특히 국가주석은 국가수반으로써 국가주권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국가의 최고 직위였다. 1972년 12월 최고인민회의 5기 1차 회의에서 사회주의헌법을 채택하면서 김일성 유일지배체제의 제도적 장치마련과 정책의 효율적인 통제·집행을 목적으로 신설되었다. 국가주석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되며 임기는 5년이다. 국가주석은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수반이며 중앙인민위원회 수위(首位)로서 행정ㆍ외교ㆍ입법 등 국가기관 전반을 지도ㆍ감독하는 지위를 가졌다.

그러나 1992년 헌법 개정을 통해 김일성 주석이 겸직하던 국방위원장직을 독립시켜 김정일에게 이양함으로써 군(軍)통수권을 분리시켰다. 이는 1991년 12월24일 군 최고사령관직을 김정일에게 이양한 이래 체제보위의 중추세력인 군에 대한 김정일의 안정적인 권력기반을 사전에 구축하기 위한 법적 조치이다. 이로써 국가주석의 군에 대한 모든 권한은 국방위원회로 이관되었다. 1994년 7월 김일성 사망 후에 국가주석직을 공석으로 유지하고 있다가 1998년 9월5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 회의에서의 헌법 개정을 통해 주석제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외국에 대한 국가대표권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정부대표권은 내각 총리가 분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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