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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6·12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투트랙 실무협의’가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각각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대표적 정보라인인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9일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고려항공 JS151편을 타고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30일 오후 1시 미국 뉴욕행 중국 국제항공 CA981 항공편 탑승객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공항에는 대미외교 담당인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도 목격됐다. 이에 따라 북·미 실무회담 진척과 맞물려 김 부위원장이 베이징을 경유해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는 북·미 간 고위급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 부위원장은 카운터파트인 폼페이오 장관의 두 차례 방북을 끌어냈고, 지난 26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의해 전격 성사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2차 남북정상회담에 북측 인사로 유일하게 배석했다.

북·미 고위 당국자 간 미국 내 공식 회동은 2000년 조명록 북한군 차수가 워싱턴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조 차수는 백악관을 찾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과도 만났다. 이번 김 부위원장이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접촉한 뒤 워싱턴으로 이동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백악관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북미정상회담이 추진됐던 2000년 10월에도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을 예방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그의 손에는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친서가 들려 있었다. 다만 김 부위원장이 미국 재무부의 '특별지정 제재 대상'이라는 점은 그의 워싱턴행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그는 미 재무부의 '특별지정 제재 대상'에 이름이 올라 있어 비자 발급이 유엔의 외교공관이 있는 뉴욕으로 제한됐을 가능성이 있다. 김 부위원장도 일단 워싱턴D.C가 아닌 뉴욕으로 향해, 일단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은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나 인근 호텔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그가 이후 백악관으로 가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가 갖는 상징성과 중요성을 감안할 때,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도 국무부 청사가 위치한 수도 워싱턴에서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폼페이오-김영철 회담에서는 미국이 주장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의 신속한 이행과 북한이 요구하는 우선적 ‘체제 보장’을 어떻게 절충하느냐가 여전히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28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화 통화 후 성명에서 “북한 핵무기의 완전하고(complete) 영구적인(permanent) 해체를 달성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이 그동안 ‘CVID’와 ‘PVID’ 용어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완전한(C)’과 ‘영구적인(P)’의 차이를 놓고 해석이 분분했으나, 이번에는 아예 둘을 나란히 놓은 새로운 용어를 쓴 것이다. 현재 판문점에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가 북·미 양국 대표단을 이끌면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맞교환하는 빅딜 로드맵을 짜고 있다.

미국 측 협상팀을 태운 차량이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 있는 포시즌스 호텔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성 김 대사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협상팀은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호텔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장소라든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면서 “북·미 간 실무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김정은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을 단장으로 한 양측 대표단이 경호, 의전, 회담 진행 방식, 취재 허용 범위 등을 놓고 본격적인 조율에 들어갔다. 김 부장과 헤이긴 부실장은 정상회담 준비의 실무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지난 28일 각각 싱가포르에 입국했다. 싱가포르에서 협상에 들어간 북한 김창선 부장과 미국 헤이긴 부비서실장은 모두 양국 최고 권력자의 ‘집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창선은 김일성계 빨치산 출신인 황순희의 사위다. 황순희는 김정일의 어머니인 김정숙과 가까웠다. 황순희의 딸이자 김창선의 아내 류춘옥은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와 친구였다고 한다. 이런 인연 때문에 그는 평생 김씨 일가의 집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선은 1993년부터 노동당 서기실 부부장을 맡아 다년간 김정일을 보좌했다.

2012년 초부터는 김정은의 서기실장을 맡게 되면서 2대에 걸쳐 최고 지도자의 수족 역할을 하고 있다. 4·27 남북 정상회담 때도 경호·의전·보도 분야 실무 회담의 북측 수석 대표를 맡아 정상회담의 세부 사항을 조율했다. 판문점 회담 당시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뒤로 따라가자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초 김여정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계기 방남했을 때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헤이긴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부시가(家)와도 인연이 깊다.

1981년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부통령을 할 때 개인 보좌관으로 채용됐다. ‘아들 부시’ 대통령 때는 내내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일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다시 발탁됐으며 현재 대통령의 일정을 관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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