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군 수뇌부 3인방을 모두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최근 인민무력상을 박영식에서 노광철 인민무력성 제1부상으로, 리명수 군 총참모장은 리영길 총참모부 제1부총창모장으로 교체했다고 정보 당국과 외신들이 전했다. 앞서 북한은 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을 김정각에서 김수길 평양시 당위원장으로 교체한 바 있다. 북한군은 군을 정치적으로 지도하는 총정치국, 전투를 담당하는 총참모부, 보급과 인사를 맡는 인민무력성으로 나뉘어 있는데 북한이 군 전 부문 수장을 바꾼 셈이다.
노광철은 1956년생으로 그동안 인민군 상장,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정치국 후보위원을 지냈다. 리영길은 1955년생으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정치국 후보위원, 중앙군사위 위원, 인민군 상장, 인민군 대장 등을 거쳤다.
김수길은 1950년생으로 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정치국 후보위원, 평양직할시 당위원회 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등을 지냈다. 군 수뇌부 3인방 교체는 모두 지난달 17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1차 확대회의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박 인민무력상과 리 총참모장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때는 군복을 입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했다.
우리 정보 당국은 이번 인사에 대해 군부의 강성 이미지에 변화를 주기 위한 조치로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 교체 배경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북한 군 수뇌부 교체 사실을 전하면서 미국 관리들은 북한 군부 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다소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한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군 내부의 온건파를 기용하고 혼란을 피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정보 당국자는 "김정은이 군을 장악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이번 인사는 "김정은 사람 중심으로 군부를 교체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사로 북한 군 수뇌부는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신임 총참모장인 리영길(63)은 전임자인 리명수(84)보다 21살 어리다. 신임 김수길 총치국장(68)과 노광철 인민무력상(62)도 모두 60대다.
한편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공식적으로 확인이 된 것은 김수길 (신임) 총정치국장이고 나머지 인민무력상과 총참모장 (교체)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모두 한꺼번에 교체했다면 이례적인 상황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북한 인민군 수뇌부 3인방의 교체 소식에 미국의 전문가들은 경제 발전에 매진하고 국제사회에 참여하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조치라고 진단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명수 총참모장, 김정각 총정치국장이 모두 교체됐다는 연합뉴스 보도와 관련해 '3명 모두 바뀐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미 정부 당국이 공식 반응을 삼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군 수뇌부 개편으로 김 위원장과 노동당이 결정적인 순간에 인민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이다. 켄 가우스 미 해군연구소(CNA) 박사는 로이터에 "김정은이 미국, 한국과 화해하고 최소한 핵프로그램의 일부라도 거래하기로 결심했다면 인민군의 영향력을 제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사 개편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장성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들은 김정은에게만 충성하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존스홉킨스대의 북한 전문가 마이클 매든은 워싱턴포스트(WP)에 "이 사람들은 모두 '김정은의 남자들'이다. 김정은에게 충성하고, 또 그가 믿는 사람들"이라며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떠날 때 지휘를 맡을 장성들을 직접 고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의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는 데 있어 좋은 선택"이라면서 "김정은이 실행하려는 정책이 있다면 이 사람들은 망설이지 않고 그 일을 할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매든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핵무기는 부차적인 문제"라며 중요한 인프라 건설 계획에서 군부에 더 큰 역할을 맡기려는 김 위원장의 경제 드라이브가 이번 인사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새로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김수길이 최근 김 위원장의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 시찰에 동행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외국과의 상호교류가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기용한 것"이라면서 새로 발탁된 군 수뇌부 3명이 모두 외국 사절단과 상대해 본 경험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