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6일 북미 고위급회담 참석차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 '날강도적인 요구'를 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7일 외교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미국이 날강도적인 요구를 했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보도됐다. 우리민족끼리 등 대남매체나 북한주민들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도 미국을 비난하는 외교부 대변인 담화 내용을 일체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8일은 물론 9, 10일에도 미국을 비난한 외교부 대변인 담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미국에 대한 후속 비난 기사도 내보내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조선중앙통신에서 보도한 내용을 노동신문 등 주민들이 보는 매체에 공개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북한이 미국을 강경 비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주민들에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 개선을 통해 대북제재 해제 및 경제부흥을 기대하는 북한주민들에게 실망을 줄것을 우려한 조치로 분석된다.
앞서 북한은 북미정상회담 직전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회담 취소 발표에 황급히 꼬리를 내려 수습한 사례도 있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과 미국과의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적극적인 구애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당기고 3대세습체제를 인정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북한이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한 중국의 우려를 자극한 했던 것이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북미관계 개선을 통해 얻는 이익이 북미관계 대립 보다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국제적으로 김정은의 부정적 이미지는 상당부분 희석되고 호감도가 상승했다. 북한 내부에서도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미관계 개선으로 대북제재 해제 및 북한경제 부흥에 대한 기대 또한 높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비난하는 외무성 대변인 성명이 공개된다면 북미 관계 개선에 기대를 걸었던 북한 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북미 관계가 다시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