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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 시각)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계속 제조하고 있다는 미 정보 당국의 평가를 보도했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의 위성사진 분석에서도 같은 징후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들버리 국제학 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 인근 산음동 ICBM 공장은 차량들이 계속 오가는 등 가동 중(active)”이라고 했다. 이 연구센터는 7월 7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공개했는데, ICBM 공장 마당 중간에 과거 북한이 ICBM을 실어 나를 때 사용했던 것과 똑같은 붉은색 트레일러가 정차해 있었다.

산음동은 오랜 기간 북한이 미사일을 개발·생산해 온 곳이다. 북한은 작년 11월 최대 사거리 1만3000㎞의 ICBM ‘화성-15형’ 시험 발사를 통해 미국 전역 타격 능력을 입증한 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 화성-15형 미사일이 산음동에서 개발됐다. 미 국립지리정보국(NGA)이 최근 입수한 자료들에 따르면 현재도 최소 1기의 화성-15형이 제조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후속 협상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은 계속 핵 물질과 ICBM을 생산하면서 미국 내에서 북한의 핵 포기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북한이 최근 동창리 ‘서해 위성(미사일) 발사장’의 ICBM 운반용 구조물과 수직 엔진 시험대 등을 해체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은 보유하더라도 미국을 겨냥하는 ICBM은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지만 북한이 비밀리에 ICBM을 계속 생산 중이라면 이런 가능성도 사라진다. 정부 소식통은 동창리 해체 정황과 관련 “되돌릴 수 없는 ‘영구 해체’인지, 알려지지 않은 대체 시설은 없는지, 빠른 시일 안에 재건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우리는 감독관들(inspectors)이 현장에 있어야 한다고 (북한을) 압박했다”고 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계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감사’와 ‘신뢰’를 표명하는 가운데, 미 정보 당국을 인용한 핵·미사일 개발 보도가 이어지는 배경도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북한이 핵 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공식 확인한 데 이어 미 정보 당국이 ICBM도 제조 중이라고 판단한 것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우릴 속이지 말라”고 사실상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별개로 미국의 정보 당국과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의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미 정보 당국과 언론이 북한 비핵화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발언을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성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 물질·ICBM을 계속 생산하고 있는 것은 결국 ‘핵보유국 인정’이란 전략 목표를 향해 계획대로 가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핵탄두들과 탄도로케트(미사일)들을 대량생산하여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핵·미사일 대량생산과 실전배치’란 지시를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은 북한이 최근 새롭게 제시한 전략국가론과 일맥상통한다. 북한이 주장하는 전략국가란 핵보유국의 지위에서 기존의 핵보유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핵군축 등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성공 이후 '핵보유국'의 위업을 달성했다고 공식 선포했다.북한은 지난 4월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선언할 때도 핵·미사일을 포기하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당시 김정은은 “핵 개발의 전 공정이 다 진행됐고 핵무기 병기화 완결이 검증된 조건”이라며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 시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 발사도 필요 없게 됐다”고 했다. 또 북한은 당시 회의에서 자신을 ‘세계적인 핵 강국’으로 표현하고 ‘핵무기 병기화 실현을 엄숙히 천명한다’고 했다. ‘핵 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 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도 했다. 즉 미국·러시아처럼 공인된 핵보유국 행세를 하기 위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는 것이지, 핵무기의 보유·생산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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