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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찾은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라며 핀잔을 줬다고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29일 전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옥류관 행사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서 리선권이 불쑥 나타나 정색하고 ‘아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했다. 보고 받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면서 “(리선권이) 불쑥 온 것은 아니고 그 자리에 있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리 위원장이 총수들에게 왜 그런 핀잔을 준 것이냐”고 물었고 조 장관은 “북측에서는 남북관계 속도를 냈으면 하는 게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총수들이 가서 경협 얘기할 처지가 아니지 않으냐. 면박을 주는 것이 의도적인 게 아니겠냐”라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 같다. 국민의 자존심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리선권)을 혼내야 될 것 아니냐. 어떻게 했어요?”라고 묻자 조 장관은 “제가 그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 짚고 넘어가야겠다 생각은 했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2주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소장 정례회의에 통보도 없이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29일 “지난 26일 공동연락사무소 남측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방북했지만 북측 소장 부재로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앞서 남북은 지난달 14일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하며 주 1회 소장 정례회의를 갖자고 합의한 바 있다. 지난 19일에도 남북은 정례 회의를 열긴 했지만 북한에서는 소장인 전종수 조평통 위원장이 아닌 부소장인 황충성 조평통 부장이 참석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미국이 대북제재 해제에 나서지 않는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우리정부에 대북제재 해제에 적극 나서라는 압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9일 이달 안에 시행하기로 했던 남북 간 각종 합의 사항들이 줄줄이 연기되는 상황과 관련해 “미국 측과 저희가 부분적으로 약간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 주무 부처인 통일부 장관이 미국과 정책 이견(異見)이 있음을 인정한 건 이례적이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평양 선언에 이어 고위급 회담에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논의됐지만 줄줄이 연기되고 있는데 이유를 밝혀 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의 질의에 “(미국과) 논의해 나가는 단계”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미국이 남북 사업을 반대할 정도라 할 건 아니고, 미국도 협조적 입장에서 하나하나 좀 더 검토하고 추진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10월 중 추진하기로 했던 경의선 철도 공동 현지 조사 일정이 확정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북에) 올라가는 열차에 (실릴) 유류 등과 관련해 유엔 제재위와도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정부가 남북 철도 협력 문제를 유엔군사령부가 아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처음이다. 유엔 제재위가 ‘제재 예외·면제’ 등의 판단을 내리면 이를 근거로 유엔사와 추가 논의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유엔사는 지난 8월 북측 철도를 공동 점검하기 위해 방북하려던 우리 정부의 군사분계선(MDL) 통과 신청을 ‘절차 미비’ 등의 이유로 불허했다. 그러자 통일부는 “철도 공동 조사는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다”고 했었다.

조 장관은 개성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개·보수에 쓰인 남북협력기금 100여억원의 상세 내역을 제출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대해 “보안 시설도 함께 들어가 있는 부분이 있다”며 거부했다. 조 장관은 “시설 자체가 남북이 함께 근무하는 특수 시설인 만큼 세부적으로 (제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조 장관은 남북협력기금 사용을 승인·의결하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위원들에겐 세부 내역을 공개했느냐는 질의엔 “기본적으로 제출한다”고 했다가, 오후 질의 때 “세부 내역 자료를 보내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교추협 위원들도 내역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금 지출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대북 반출 제한 품목이 많아서 세부 내역 공개를 못하나’라는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의 질의엔 “연락사무소와 관련해서는 포괄적으로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하지만 야당은 유류·기계류 등 대북 금지 품목이 유엔의 반출 승인 없이 북으로 반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장관은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비준한 ‘평양 선언’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판문점 선언과) 별개 합의서라는 판단”이라고 했다. 법제처가 ‘판문점 선언의 (후속) 이행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평양 선언은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 없다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난다. 대북 문제에 대해 정부와 입장이 비슷한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도 “매우 성급하고 앞뒤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헌법 위반 시비를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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