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외자(外資) 유치를 받아 금강산 일대에 동양 최대급의 워터파크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7일 나타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일 관광지 조성 지역을 현지 시찰하는 등 북한은 관광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제재 완화’의 선결 조건인 비핵화 없이 외자 유치를 바라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과의 모든 합작 사업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 금강산국제여행사는 최근 북측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에 ‘금강산 수영관’을 건설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투자 안내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이 워터파크는 총 부지 면적 20만㎡(실외 15만㎡·실내 5만㎡) 규모로 조성된다. 약 16만㎡ 규모로 알려진 강원도 홍천 오션월드 부지보다 넓다. 계획대로 건설되면 동양 최대급이다. 투자 방식은 ‘합영 또는 합작’, 이행 기간은 ‘건설 6개월에 운영 10년’이라고 안내서는 적시했다. ‘금강산 특산물 전시장’과 ‘내금강 병원’ ‘내금강 700석 호텔’에 대해서도 비슷한 내용이 담긴 투자 안내서를 게재했다. 외국 자본을 도입해 금강산 일대를 관광 단지화하겠다는 계획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은 관광업 육성을 위해 외국 자본 유치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 왔다. 최근 ‘조선의 무역’이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원산·금강산 국제 관광 지대의 호텔·발전소·철도·식당·편의시설 등 14가지 투자 대상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북한 관료들이 원산 관광 특구 건설 투자 유치를 위해 중국 여행사를 자주 방문한다는 보도(자유아시아방송)도 최근 나왔다.
북한의 ‘관광 카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처하기 위한 나름의 해법으로 보인다. 전방위 제재로 돈줄이 말라붙자 관광업 육성으로 숨통을 틔우겠다는 것이다. 관광을 위한 물자·현금 반입은 안보리 제재에 위반되지만, 제재가 관광 자체를 금지하고 있진 않다. 김정은이 최근 삼지연군 일대와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등 관광지 조성 지역을 찾아 빠른 건설을 독려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북한이 그나마 대북 제재하에서 시도라도 해볼 수 있는 게 관광 사업”이라며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호소해 ‘단체 관광 재개’를 받아낸 경험이 있는 북한이 국제사회에도 관광 지평을 넓히려는 것”이라고 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 2375호를 통해 북한 단체·개인과의 합작 사업이나 협력체 설립·운영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가 진전돼 제재가 완화·해제되기 전에 ‘금강산 워터파크 건설’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북한은 이를 염두에 둔 듯 외자 유치 때 가장 중요한 ‘투자 규모’와 ‘수익성’에 대해선 투자 설명서에 “초기 가능성 조사 단계에 있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