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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남북정상의 서울-평양 상호 방문을 언급한 4월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문이 주목받고 있다. 북한이 발표한4월 판문점선언문에는 ‘당면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고 명시돼 있다. 우리말 사전에는 당면하게는 ‘바로 눈앞에 당하다’, ‘반드시 해야 하는 당위성’의 의미도 포함됐다.

특히 올해 가을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시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4월 정상회담선언 문구에 적힌대로 가을에 평양을 방문했다. 그러나 9월 평양정상회담 선언문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고 돼 있다. 여기에는 ‘가까운 시일’이라고만 했을 뿐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처럼 올해에 온다거나 겨울에 온다는 명확한 시점이 밝혀져 있지 않다.

앞서 김정일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끝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적절한 시기’와 ‘가까운 시일’ 표현만 다를 뿐 분명한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정일과 김정은이 각각 서명한 서울 답방 약속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김정일의 서울 답방이 6자회담 성공에 도움이 되고, 남북관계를 굳건히 하고 또 진전시킬 수 있는 토대라며 계속해서 답방을 촉구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나 ‘가까운 시일’은 ‘적절한 시기’보다 진전된 표현이고, 김정은이 김정일과는 다른 리더십의 소유자이고 당시와 현재의 국제정치 환경도 다르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는 있다. 김정은은 지난 6월 북한 지도자로서는 최초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미북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김정일처럼 서울 답방 약속 자체를 없었던 일처럼 여기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답방 시기가 문제인데 북한은 우리 청와대의 거듭되는 간청에도 9일까지 침묵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올해가 아닌 내년 초로 김정은의 답방을 연기해서 준비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김정은의 서울 답방이 연내에 이뤄지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유는 제2차 미북정상회담 일정이 불분명하고, 북한이 1차 미북 정상회담 때처럼 적극적으로 미국과의 회담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대미강경 발언에 열받아 미북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발표했을 때의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트럼프의 미북정상회담 취소 발표 이후 남북정상이 판문점에서 긴급회동을 가졌던 지난 5월 노동신문(5월 27일자)은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6월 12일로 예정되여 있는 조미(북미)수뇌회담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문재인 대통령의 로고에 사의를 표하시면서 력사적인 조미수뇌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하시였다”고 밝혔다. 앞서 5월에는 김정은이 첫 미북 정상회담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먼저 만나자고 SOS를 친 것이다.

결국 5월의 긴급 남북정상회동은 효과를 발휘, 6월 역사상 첫 미북정상회담이 열렸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지난 5월과는 많이 다르다. 북한이 미북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기대했던 연내 ‘종전선언’과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논의 등은 물건너 갔고, 북한이 비핵화 조치라며 제시한 동창리미사일실험장과 영변핵시설의 조건부 폐기의사는 미국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정은도 2차미북정상회담에 흥미를 잃었는지 미북 고위급회담과 실무회담 자체를 거부하다가 지난 4일 판문점에서 앤드류 김과 북한 최선희가 만남을 가졌지만 성과 없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북 간에 받을 것도 줄 것도 없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서울답방을 한다해도 우리정부가 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평양처럼 환영일색이 아닌 찬반 양론이 격렬한 서울을 방문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국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연내 답방은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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