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중국을 방문하면서 중국 측이 성대한 환영행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아직 김정은의 생일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명절처럼 보내고 있다. 또 이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訪中)에는 대남·대미 사업을 총괄하는 김영철 당 통일전선 담당 부위원장과 북한의 외교 사령탑인 리수용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이 동행했다. 미·북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방중에 북한 대남·외교 수뇌부가 총출동한 것이다. 특히 김영철은 이번 방중 수행단 명단에서 첫 번째로 호명돼 주목받고 있다.
김영철은 지난해 3월 김정은의 1차 방중 때 최룡해 당 조직담당 부위원장, 박광호 당 선전 담당 부위원장, 리수용 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에 이어 네 번째로 호명됐었다. 작년 5월 2차 방중 땐 리수용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어 작년 6월 3차 방중 때는 최룡해, 박봉주 내각총리, 리수용에 이어 네 번째로 호명됐다. 김영철이 이번에 처음으로 리수용보다 먼저 호명된 것은 김영철의 북한 내 위상과 역할을 높아졌음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철은 김정은의 네 차례 방중에 빠짐없이 동행하고 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김영철이 북한 대남·대미 사업에 이어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기피하는 김영철을 앞세운 것은 김정은의 이번 방중 목적이 미국의 제재·압박에 북·중(北·中) 동맹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조선중앙TV가 8일 공개한 영상에는 김여정이 김정은과 함께 열차에 탑승한 모습이 담겼다. 김여정은 김정은 2차 방중 때 동행했었다. 최룡해 당 부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방중단 명단에서도 빠졌다. ‘북한 정권 2인자’로서 김정은이 자리를 비운 평양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리수용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도 김정은의 네 차례 방중에 모두 동행했다.
리용호는 지난달 6~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해 김정은의 방중 일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태성 당 과학교육 담당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국방장관 격)도 이번에 동행했다. 한편 이번 방중단에도 김여정의 상관인 박광호 당 선전선동부장은 제외됐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사망 7주기 행사와 신년 맞이 금수산 궁전 참배에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서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는데 이번 방중에도 빠짐으로써 사실로 굳어지는 분이기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중국은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 소식을 이례적으로 빠르게 보도했다. 통상 북·중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방중 사실을 일정이 모두 끝난 이후에 공개했었다. 특히 북한이 김정은이 베이징에 도착하기 전 방중을 알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6월 3차 방중 때 중국 매체는 김정은이 베이징에 도착한 직후에 이 사실을 공개했지만, 북한 매체는 귀국일 오전에야 이를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이날 오전 7시20분(현지 시각)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7일부터 10일까지 방중한다”고 발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거의 같은 시각에 이 사실을 알렸다. 김정은이 베이징에 도착하기 약 3시간 30분 전이었다.
김정은이 평양을 비우는 데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정상 국가’ 이미지를 한층 더 공고히 하려는 의도도 포함됐다는 평가도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5·6월 이뤄진 2·3차 방중 땐 전용기 ‘참매 1호’를 이용해 중국을 찾았지만, 이번엔 전용 열차를 탑승했다. 1박 2일 일정이었던 2·3차 방중에 비해 3박 4일(이동시간 포함)로 일정도 길어졌다.
이동수단과 일정만 보면 지난해 3월 1차 방중 때와 유사하다. 1차 방중도 열차 이동시간을 포함해 3박4일이었다. 대북 소식통은 “3차 방북 땐 경제를 총괄하는 박봉주 내각 총리가 동행했는데, 이번엔 대미·대남통 위주로 수행단이 꾸려진 것도 특이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