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미·북 정상회담과 베트남 공식 방문을 마치고 5일 새벽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지난달 23일 전용 열차로 평양역을 출발한 지 10일 만에 복귀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 사진을 보면 김정은 도착 당시 평양역의 시계는 오전 3시 8분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12시 38분(한국 시각 오후 2시 38분) 베트남 동당역을 출발했으니 약 60시간 만이다. 베트남에 내려갈 때(66시간)보다 약 6시간을 단축했다. 김정은은 이번 10박 11일, 총 227시간의 출장 기간 126시간을 전용 열차 안에서 보냈고, 베트남에 머문 시간은 101시간이었다.
이날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 평양역에 영접 나온 당·정·군 간부들과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일부 간부에게는 고개를 약간 숙이기도 했다. 꽃다발을 주는 화동의 볼에 키스를 하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 4차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올 때 딱딱했던 분위기와 비교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북 소식통은 "과거 김정은이 4차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올 때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무표정하고 거만한 자세로 간부들과 악수했다"며 "이번엔 미·북 정상회담 결렬로 자신감을 잃은 탓인지 자세가 겸손해졌다"고 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빈손 귀국한 사실을 감추려 요란한 환영식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미·북 정상회담 결렬 사실에 대해 계속 함구하고 있다. 김정은 복귀 소식을 전한 이날 노동신문 기사에서 미·북 정상회담 관련 문구는 "세계의 커다란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제2차 조(북)·미 수뇌회담과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에 대한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돌아오시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란 표현에 딱 한 차례 등장한 게 전부다.
조선중앙통신 영문판에선 2차 미·북 정상회담 관련 문구가 통째로 빠졌다. 노동신문 기사의 제목도 '김정은 동지께서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에 대한 공식 친선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시고 조국에 도착'이었다. 앞서 김정은 출발 소식을 전한 지난달 24일 자 노동신문 1면 기사는 '김정은 동지께서 제2차 조·미 수뇌 상봉과 회담을 위하여 평양을 출발하시었다'가 제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