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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회의에서 29년 만의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에 대해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며 “하노이 같은 정상회담이 재현되는 건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했다. 비핵화와 관련해서도 “티끌만 한 양보나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미국이 지금의 정치적 계산법을 고집한다면 문제 해결의 전망은 어두울 것이며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 "좌고우면하고 분주다사한 행각을 재촉하며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리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정은은 또 "남조선 당국이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남조선 당국에 '(제재) 속도 조절'을 노골적으로 강박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정은은 "북남 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 나가는가 아니면 파국에로 치닫던 과거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며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 관계 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했다. 보수 진영을 향해선 "북남 관계를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려보려고 모지름(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합의사항이 미국의 대북 제재로 속도를 내지 못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을 압박한 것"이라며 "북한의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에 미국을 더 강하게 설득하든지, 미국 눈치 보지 말고 경협을 추진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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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새로 선출된 당 및 국무위원회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김재룡 내각 총리,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리만건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뒷줄 오른쪽부터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리수용 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 태종수 당 부위원장, 김영철 당 통일전선 담당 부위원장, 최부일 인민보안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정경택 국가보위상


김정은은 "(한·미가) 이미 중단하게 된 합동 군사연습까지 다시 강행하고 있다"며 "은폐된 적대 행위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남조선 군부 호전 세력의 무분별한 책동을 그대로 두고는 어떤 결실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 들어 대대급으로 축소·폐쇄된 한·미 연합 훈련에다 우리 군의 전력 보강사업까지 트집 잡은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한국의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에   대해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긴장 격화로 몰아가는 엄중한 도발 행위"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전쟁 장비 반입은 동족에 대한 노골적인 부정이며 위협 공갈'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북 정상이 공동선언들에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기로 확약했다"고 하면서 "첨단 살육 수단들의 반입으로 조선반도 정세가 뜻하지 않게 긴장 격화로 줄달음칠 수도 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1년 이상 쓰지 않은 "핵 무장력의 급속한 발전"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 신년사에선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이번엔 '비핵화'라는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한 술 더 떠 "미국이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에 배치되는 요구를 그 무슨 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내들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제재 해제의 선결 과제로 제시한 비핵화에 대해 "근본 이익에 배치된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당분간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감수하면서 비핵화는 진전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연설에 대해 "주한미군 철수와 미국의 핵우산 제거처럼 훨씬 대담한 것을 요구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은 이번 연설에서 "핵 무장력의 급속한 발전 현실 앞에서 저들의 본토 안전에 두려움을 느낀 미국" "장기간의 핵위협을 핵으로 종식시킨 것처럼"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 중지를 비롯한 중대하고도 의미 있는 조치들을 주동적으로 취하여" 등 세 차례에 걸쳐 '핵'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최근 북한이 '위력한 보검(寶劍)' 등의 은유적 표현으로 '핵'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기류와는 다르다. 사실상 자신들이 핵보유국임을 다시 강조하며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정은은 지난 신년사에선 '비핵화', '핵동결' 조치를 강조하며 두 번 언급한 것 외엔 일절 '핵'이란 단어를 쓰지 않았다. 남주홍 전 국정원 1차장은 "김정은이 다시 '핵'을 언급한 건 북한이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받은 인도·파키스탄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걸 노골화한 것"이라며 "결국 핵폐기 의사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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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원고지로 약 116매 분량의 시정연설 중 총 24매(약 21%)에 걸쳐 대남, 대미 관계를 언급했다. 하노이 회담 당시 미국의 협상 카드에 대해선 "전혀 실현 불가능한 방법"이라며 "그런 궁리로는 백번, 천번 우리와 다시 마주 앉는다 해도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제재 완화 조건으로 제시한 '완전한 비핵화의 로드맵'과 '영변 핵시설 폐기와 플러스 알파(α)'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특히 김정은은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노이 조·미 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 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도 했다. 계속 제재 완화·해제를 요구하다가는 미국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 논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보고 판을 크게 흔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미국은 다른 행동 조치로 (북과의) 관계 개선 의지, 비핵화 의지를 증명해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며 리용호 북 외무상이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언급한 '핵전쟁 위협을 없애 나가는 군사 분야 조치'를 거론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와 3차 정상회담을 원한다면 북한의 70년 숙원인 '미 핵우산 철폐' 카드를 들고 오란 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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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또 최근 미국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요격 실험'을 실시한 데 대해선 "6·12 조·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역행하는 적대적 움직임들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미국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군사연습들이 재개되고 있다"고 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미국이 자신들을 겨냥해 군사 행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건 추후 '도발'의 명분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만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선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다"며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했다. '올바른 자세'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전제로 "제3차 조(북)·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  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보겠다"며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여전히 '톱다운' 회담을 국면 타개책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는 "'장기전'이라는 표현과 '올해 말까지'라는 표현을 혼용한 것은 적어도 상반년에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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