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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전용열차가 24일 새벽 북한을 출발, 오전 10시 40분(한국시간 오전 9시 40분)쯤 북·러 국경을 넘었다. 김정은은 2월 말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대외 행보인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논의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강화된 대북제재에 따른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경제지원 및 협력방안 논의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은 이날 김 위원장이 탑승한 전용열차가 오전 10시 40분 두만강 철교를 넘어 러시아 접경 하산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러시아 도착.jpg



하산 역에서는 ‘빵과 소금’을 담은 접시와 함께 꽃다발을 건네는 환영 행사가 열렸다. 김 위원장은 하산의 ‘김일성의 집’ 박물관을 들렀다가 연해주 도시인 우수리스크를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TSR) 구간을 이용,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예정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를 방문하시기 위해 4월 24일 새벽 전용열차로 출발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 수행단에는 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이 포함됐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평양역이 아닌 러시아와 인접한 북부 도시의 기차역에서 출발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25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25일 북·러 정상회담을 공식 확인하면서 “공동성명은 검토되거나 계획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미·북 대화가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을 견제해 줄 우군(友軍)을 확보하고 대북 제재의 우회로도 뚫으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대중(對中) 일변도에서 벗어나 외교 다변화를 꾀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다.  러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은 23일 열차편을 통해 평양을 출발, 24일 북·러 국경을 통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엔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학 캠퍼스에서 푸틴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숙소는 캠퍼스 내 호텔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26일엔 러시아 태평양 함대와 마린스키극장 블라디보스토크 공연장 등을 둘러볼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찾았던 호텔, 빵집 등도 방문할 수 있다. 23일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선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와 수송기, 김정은의 전용차로 추정되는 고급 차량 등이 포착됐다. 일부 북한 실무진이 이 항공편을 통해 미리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은 하노이 회담 결렬 두 달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빅딜(일괄 타결)’ 필요성과 함께 ’비핵화 이전 제재 완화 불가’를 못박은 미국에 맞서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미국 견제용’ 카드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브루킹스연구소 토론회에서 “북·러 정상회담은 하노이 회담 실패에 대한 김정은의 불만 표시”라며 “김정은은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에) 새로운 지렛대가 있다는 듯이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미 전문가들은 “북·러 정상회담이 (동북아) 현상 유지를 원하는 중국에도 작은 도발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이 26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에 참석하는 것을 감안해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짠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회담 의제에 대해 “양자 관계 발전과 비핵화 문제 논의”라고 밝혔다.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와 ‘제재 완화’ 문제를 집중 논의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김정은이 푸틴 대통령에게 식량·정유 지원과 두만강을 통한 밀무역 등을 요청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물밑 지원만으론 경제난 타개가 어려운 만큼 새로운 ‘제재 우회로’를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유엔 안보리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1~2월 북한에 1만358의 정제유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중국의 공급량(1117)에 비해 약 9배 많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러시아가 중국을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외교 루트를 다변화해 중국에 긴장감을 주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비핵화 과정에서 하나의 프로세스”라며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되면 한국 입장에서는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가 미국의 입장과 상충되는 ‘단계적 비핵화’에 의견을 모으게 되면 향후 비핵화 협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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