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에 빠진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해 한·미가 한목소리로 북한에 '실무협상' 가동을 주문하고 나섰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16일 "실무협상에서 비핵화를 집중 논의하려는 미국과 달리, 북한은 실무협상을 정상회담의 의전·경호 문제를 논의하는 용도로 본다"며 "이 간극을 좁히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외교가의 관심은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서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비건 대표는 서울에 올 경우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실무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실무협상에 소극적인 북한이 비건 대표를 상대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작아 보인다.
북한은 이달 들어 노르웨이·몽골·홍콩에서 잇따라 열린 1.5트랙(반관반민) 회의에도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이 회의들은 북한을 포함해 6자회담 참가국들이 참석 대상이라 북한의 참석 여부가 외교가의 관심사였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최근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기념우표를 발행했다고 중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가 지난 14일 밝혔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북한이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된 싱가포르 회담을 '김정은 외교의 금자탑'으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6월 남북 정상회담' 제안에도 침묵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오슬로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 방한하게 돼 있는데 가능하다면 그 이전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편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세뇌시키고 있다. 노동신문은 14일 '수령에 대한 혁명가의 진정한 충실성'이란 논설에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영도자에 대한 의리를 끝까지 지키는 데 혁명가의 진정한 충실성이 있다"고 했다. 김정은에 대한 충성이 목숨에 우선한다고 선전한 것이다. 신문은 "당에 대한 신뢰심이 희박한 사람은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면 예외 없이 배신자로 변하고 만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