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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 31일까지 나흘간 이어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을 비난하며 “세상은 멀지 않아 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1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이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는 다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대북 제재 완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조만간 고강도 미사일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김정은은 당중앙위 전원회의 보고에서 대부분 유예·축소된 한·미 연합훈련, 한국의 미국산 무기 도입, 미국의 단독 대북 제재를 문제 삼으며 “지켜주는 상대도 없는 공약에 우리가 더이상 일방적으로 매여 있을 근거가 없어졌다”고 했다. 핵실험과 ICBM 발사 중단(모라토리엄) ‘공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이어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조·미 간의 교착상태는 불가피하게 장기성을 띠게 돼 있다”고 했다. 이어 “조·미 대결은 오늘에 와서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대결로 압축됐다”며 “앞으로도 적대세력들의 제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은 “우리의 전진을 저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 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며 ‘정면 돌파’를 22차례나 언급했다.


◇김정은의 새로운 길은 '제재 정면 돌파'

김정은이 그간 예고한 ‘새로운 길’은 대외적으론 ‘모라토리엄 파기와 도발’, 대내적으론 ‘제재 정면 돌파’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 키워드는 ‘정면 돌파’였다. 사실상 그의 신년사로 볼 수 있는 이번 노동당 중앙위 전원 회의 보고에서 김정은이 가장 자주 언급한 말은 ‘자력’이 23회, ‘정면 돌파’가 22회였다. 김정은은 “우리의 전진을 저애(방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 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 이것이 전체 인민이 들고 나가야 할 투쟁 구호”라고도 했다.


김정은은 31일까지 나흘간 마라톤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숨기지 않았다. ‘난관’이라는 단어는 김정은이 제시한 구호를 비롯해 총 13차례 등장했고, ‘난국’(4회) ‘곤난’(2회) ‘장애’(2회) ‘도전’(5회) 등도 빈번하게 썼다. “전대미문의 혹독한 도전과 난관” “적대 세력의 도전은 집요하고 부닥친 난관도 만만치 않다”고 하는 등 경제난을 인정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기어이 자력 부강, 자력 번영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에 보도된 전원 회의 결과는 원고지 91장 분량으로, 조선중앙TV가 이날 오전 회의장 분위기 등을 약 한 시간 분량 동영상으로 편집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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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집권 이후인 2013년부터 매년 1월 1일 육성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는 국가 전략과 노선을 담은 30분 안팎 녹화 방송으로, 구호와 정치·군사, 경제, 사회, 대남, 대외 메시지가 담긴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에 경고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나흘간 마라톤 전원 회의를 연 터라, 김정은의 전원 회의 보고로 신년사를 갈음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상 북한 주민들은 최고 지도자의 신년사를 1월 한 달간 학습하는 모임을 하는데, 내부적으로 전원 회의 보도가 신년사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적대 관계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사실상 ‘핵·경제 병진노선’으로의 복귀를 시사했다. 핵·미사일 도발 위협을 앞세워 대미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날강도 미국” “파렴치한 미국” 등의 표현을 쓰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대화타령을 하면서도 우리 공화국을 완전히 질식시키고 압살하기 위한 도발적인 정치군사적, 경제적 흉계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모라토리엄)과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 등 ‘선제적인 중대조치’에도 미국은 한·미 합동 군사훈련과 남측 전략 자산 도입으로 응답했다고 비판했다. 김정은은 “미국의 본심은 대화의 협상을 걸어놓고 흡진갑진하며(모호한 태도로 흥정하면서) 저들의 정치외교적 잇속을 차리는 동시에 제재를 계속 유지하여 우리의 힘을 점차 소모약화시키자는 것”이라며 “미국의 제재 해제 따위에 목이 매여 그 어떤 기대 같은 것을 가지고 주저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고 했다.


김정은은 미국이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여기는 모라토리엄 파기 카드도 꺼내들었다. 그는 “미국이 시간을 끌수록 예측할 수 없이 강대해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핵무력을 의미하는 전략무기 개발 사업을 중단없이 진행해 나가겠다고 한 것이다. 김정은은 이어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핵보유국 전략’을 노골적으로 보이면서 미국을 압박한 것이다.


김정은은 “국가의 안전과 존엄 그리고 미래의 안전을 그 무엇과 절대로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또 “화려한 변신을 바라며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을 팔 수 없다”고도 했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전략핵을 계속 강화시켜 나가면서 협상의 문은 열어놓겠다는 취지의 신(新) 핵·경제 병진노선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 철회 여부에 따라 미·북 관계도 가변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북)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 관영매체 영문판 보도에서는 ‘상향조정’ 대신 ‘적절히 조정(properly coordinate)’이라고 표현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북이 향후 미·북 협상을 ‘비핵화’보다는 ‘핵군축’ 패러다임으로 가져가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 북이 핵을 틀어쥔 상태에서 미국을 압박해 제재 해제를 이끌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미 지역 2~3곳 겨냥한 다탄두 ICBM 및 북극성-3형 SLBM이나 위성요격 미사일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선보이고 ‘충격적 실제행동’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전략 무기’ 개발 등을 언급하는 대목에선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 등 과거 열병식 때 등장한 무기 사진을 비추기도 했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풀어주지 않으면 언제든 새로운 전략무기로 실제 도발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전략무기’가 다탄두(多彈頭) 신형 액체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거나 3000급 잠수함에서 쏘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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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 실제행동’은 ICBM과 SLBM을 일본 열도 너머로 쏘거나 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다탄두 ICBM은 미사일 하나에 탄두를 여러 개 장착, 다중(多重) 목표를 공격할 수 있다. 미사일 1발로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탄두가 여러 개로 흩어지는 만큼 요격이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북 ICBM이 미 본토를 제대로 타격할 수 있다는 위기감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방부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국방연구원도 지난달 국책연구기관으로선 처음으로 미·북 핵협상이 결렬될 경우 북한이 다탄두 ICBM 개발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신형 SLBM이 북이 말하는 ‘새로운 전략무기’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초 ‘북극성-3형’ 신형 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잠수함이 아닌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돼 아직 본격적인 전력화에 이르진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3000급 잠수함에 실제 ‘북극성-3형’을 탑재해 수중 발사할 수 있다. 이게 성공하면 은밀하게 미국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전략적 능력을 입증하게 된다. 특히 일본 열도를 넘겨 2000㎞ 안팎 비행거리를 보여준다면 미·일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종전 북한의 SLBM도 모두 고각으로 발사돼 일본 열도를 넘긴 적이 없다.


◇노동당 전문부서의 부장 3분의 2교체하는 대규모 조직·인사 개편

북한은 28~ 31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전문부서의 부장 3분의 2를 교체하는 등 대규모 조직·인사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초강경 대응 전략으로 제시한 ‘정면돌파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이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과 ‘핵·미사일 발사 유예 파기’를 선언한 가운데 핵·미사일 개발을 담당하는 당 군수공업부장에는 리병철이 임명됐다. 공군사령관 출신인 리병철은 김정은 집권 이후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을 맡아 핵·미사일 개발에 앞장선 인물이다.  북한 외교사령탑인 당 국제부장에는 러시아 대사 출신인 김형준 외무성 부상이 리수용을 밀어 내고 임명됐다. 이날 행사에 대미 외교를 담당해온 리용호 외무상(당 정치국 위원)이 불참해 이례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의 초강경 대결구도를 선언한 북한이 중국·러시아 외교에 집중하려는 외교전략을 드러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북한 외교의 중심이 외무성에서 당 국제부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군부 인사에서 김정관 인민무력성 부상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됐는데 노광철 인민무력상(국방장관 격) 후임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인 박정천은 이번에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새로 진입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여정이 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 임명됐다고 밝혀 부서이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빨치산 2세인 오일정은 당중앙위 위원에 진입하고 당 부장에 임명됐다. 김정은의 농구교사로 알려진 최부일 인민보안상(경찰청장 격)은 당 부장에 임명됐다. 북한이 장성택 처형 이후 해체됐던 노동당 행정부나 관련 부서를 부활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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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원회의에서 경제관료들도 상당수 교체됐다. 내각에서 경제 전반을 이끌었던 김덕훈 부총리는 당 부위원장 겸 부장과 함께 당 정치국 위원에 올랐다. 국가계획위원장 겸 부총리는 로두철에서 김일철로 교체됐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당 정치국 위원을 비롯하여 총 77명을 선출하는 등 인사를 단행했다.  △보선(補選)·선거(선출)자 명단은 보도했지만 소환·해임자 명단은 발표하지 않았다. 이번 인사규모는 이는 2019년 4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선출된 77명과 동일한 규모다.  이날 허철만·리호림(조선적십자 중앙위 서기장)과 김일철 등 6명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 됐다. 당 정치국 후보위원 중 리병철, 김덕훈 등 2명은 위원으로 승격됐다.


또 당 중앙위원회 위원 20명, 후보위원 24명 등 총 44명이 보선됐다. 위원은 김형준·한광상 등 후보위원 11명 이 승격됐다. 허철만·리호림 등 직접 보선 9명 등 총 20명이 보선됐다. 후보위원은 장광명, 전현철 등 24명이 보선됐다. 당 전문부서 부장) 리일환, 김형준, 최휘, 리병철, 김덕훈, 최부일, 허철만, 리호림, 한광상, 오일정 등 총 10명이 새로 임명 됐다. 기존 부장들인 박광호 선전선동부, 김평해 간부부, 리수용 국제부, 태종수 군수공업부 등은 기념사진에서 나타나지 않아 해임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일 당 부장, 리영길(前총참모장), 김여정·리영식(당 제1부부장) 등 4명을 당 제1부부장으로 임명했다. 김여정은 2018년 2월 제1부부장으로 호명 됐으나 이번에 또다시 제1부부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미뤄 보직이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강도당 위원장은 리상원의 후임으로 김영환(당 부부장)이 새로 임명됐다. 내각에서는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 김일철, 석탄공업상 전학철, 문화상 전명식, 국가과학원장 김승진 등 상급(장관급) 3명이 새로 임명 됐다.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는 군부에 대한 당의 영도 및 군사정채 강화를 위한 직제·인사 개편이 진행됐다.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인사기능을 부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영길 전 군총참모장이 당 제1부부장으로 임명됐다. 이밖에도 총참모장 박정천 보다 무력상 김정관이 우선 호명됐다. 이밖에도 보안상에 김정호, 정찰총국장에 림광일 등이 새로 임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패싱 전략 드러낸 김정은

1일 북한 관영 매체들이 공개한 당 전원회의 결과문(원고지 91매짜리)에는 한국과 관련해 ‘남조선’이라는 단어가 한번 등장했다. 그것도 “(미국이) 첨단전쟁장비들을 ‘남조선’에 반입하여 우리를 군사적으로 위협했다”는 대목에서 언급됐다. 특히 김정은의 ‘신년사 격’인 이번 당 전원회의 마지막날 결론 보고에서도 대남 메시지가 통째로 사라진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국정원 산하 씽크탱크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날 “대남정책 논의가 없는 것은 남북관계를 현 정세의 주요 변수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김정은이 지난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북남관계’와 ‘남조선’을 수십번 언급하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강조한 것과도 대조된다. 북한이 미·북 협상 교착 국면에서 남한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접고 소외·패싱 전략을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최근까지 대남선전매체를 통해 ‘남조선이 좋은 합의를 해놓고도 외세에 의존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쳤다고 비난해왔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미북 대화 촉진자’ ‘남북평화경제’구상은 올해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관계는 미북 관계의 종속변수이고 하위변수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미 강경대응을 예고한 북한이 긴장조성을 위해 남한을 타켓으로 한 군사도발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이 올해 한미연합훈련과 우리군의 무기 도입 등을 구실로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통상 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내용은 다루지 않는다”며 “미국과의 대화중단을 선언하지 않은 것을 평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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