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코로나 19'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국민을 위로하는 친서를 보냈다고 청와대가 5일 밝혔다. 코로나 확산 상황에도 지난 2일 미사일을 발사하고 3일에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명의로 청와대를 "저능하다"고 악담식 담화문을 낸 북한이 하루만에 돌변한 것과 관련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은이 이번 친서에서 코로나 사태 등  남북 간 방역 협력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 내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방역 역량이 한계에 달하자,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제안했던 남북 보건 협력을 사실상 수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도한 청와대 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코로나 19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며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길 빌겠다는 말도 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안타깝다는 심정을 표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밝혔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의 뜻을 보냈다"고 했다.


북한의 냉·온탕 전략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언론과 전문가 평가가 있고 저희 판단이 있다"며 "전체 상황 속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김정은의 친서는 작년 10월 문 대통령 모친상 이후 5개월 만이다. 정부는 불과 하루 사이 극과 극을 오간 김정은 남매'의 냉·온탕 행보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정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은 지난 3일 밤 청와대를 겨냥해 조롱·악담을 퍼부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김정은의 불만을 전달한 것으로 해석되며 "남북 관계 경색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이튿날 김정은은 '친서 외교'로 유화 제스처를 보내며 남북 방역 협력을 요청했다.


북한이 구사해온 전형적인 '대남 조련술'의 연장선으로 "김정은 남매가 '굿 캅, 배드 캅' 역할을 분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정은은 친서에서 한국 내 우한 코로나 사태를 걱정하며 "(한국이)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남녘 동포들의 건강이 지켜지길 빈다"고 했다. 청와대가 공개하진 않았지만 김정은 메시지의 방점은 우한 코로나와 가축 전염병에 대한 방역 지원을 요구하는 데 찍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작년 5월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한 건 발생했다고 보고한 이후 발병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이 작년 9월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고 국회에 보고하는 등 ASF 확산세를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철 철새 이동으로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긴장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또 한반도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을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 남북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며 "미·북 관계가 막힌 상황에서 민족 공조에 기대를 갖고 있다는 뉘앙스가 읽혔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당초 계획했던 남북 경제협력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남북 보건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그간 북한의 니즈에 맞는 남북 협력 방안이 충분히 제시된 만큼 북측의 화답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했다.


북의 대남 메시지는 과거에도 오락가락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진폭이 컸던 경우는 드물다. 이번에 북은 초대형 방사포 발사(2일), 김여정의 심야 청와대 비난(3일)을 통해 우리 정부를 연이틀 난타한 뒤 김정은 친서(4일)를 통해 돌연 미소를 보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양동 작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반된 메시지로 헷갈리게 만들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전술로 보인다.  김여정이 담화에서 우회적으로 언급한 한·미 연합훈련의 완전 중단 등 자신들의 목표 달성을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란 의미다. 북한이 완급 조절을 하면서 우리 정부를 길들이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김정은이 5개월 만에 직접 청와대에 친서를 보낸 것은 북한 내부에 우한 코로나가 급속 확산돼 수습하기 힘든 단계로 진입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중국은 물론 외국의 지원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자 우리 정부에 SOS를 친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은 그동안 우리 정부의 각종 협력 제안을 거부해왔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우한 코로나와 관련해 1명의 확진자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내부에선 코로나 피해가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일 평안남·북도와 강원도에서 7000명에 가까운 주민을 '의학적 감시 대상자'로 분류해 '자가 격리'했다고 밝혔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북한이 격리 인원을 공개하는 것은 자체 방역에 한계를 느끼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라고 했다.  북한에서 우한 코로나는 지난 연말 중국에서 대거 귀국한 해외 파견 근로자들을 통해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무역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평양-신의주 등 중국과의 공식 무역이 활성화된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의심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면서 "북한 당국이 이들을 평성, 덕천, 신의주, 개천, 안주 등 지방 도시 호텔에 격리시켰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은 2월 초부터 중국에서 '우한 코로나' 진단 키트와 의료진을 지원받아 평양을 중심으로 검사를 진행한 결과 최근 양성 반응 환자가 무더기로 나왔다"고 했다. 그럼에도 북 당국은 내부의 우한 코로나 확산 상황을 감춘 채 한국의 상황만 부풀려 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확산에 당황한 북한은 지난 2월   중순부터 중국과 해외 무역회사들에 코로나 진단 장비와 방역복, 마스크를 우선 구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중국에서 코로나 방역 장비 구매가 어렵게 되자 국제기구와 인도, 브라질 등에까지 구매를 시도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북한은 한국의 NGO들을 상대로 한국산 코로나 방역 관련 장비 지원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SITE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