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3일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이 임명됐고, 국정원장에는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통일부 장관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내정됐다. 새롭게 꾸려진 문재인 정부 2기 외교안보라인은 교착된 남북관계 및 북미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척시키는 중책을 맡게 된다.
서훈(66) 신임 국가안보실장은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에 취임해 남북관계의 기초를 닦았다. 1980년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의 전신)에 입사해 28년 3개월 동안 대북·정보 부문에서 활동했다. 1997년부터 2년여간 경수로 건설을 위해 북한에 상주했고, 김대중·노무현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대한민국의 고위 인사를 모두 수행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에는 2008년부터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정의용 실장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기용됐다. 안보라인의 대대적인 개편 인사로,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인적 교체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산파 역할을 한 이들을 전면에 내세운 게 특징이다.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는 2000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서훈 안보실장 내정자는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이행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박지원 내정자는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문 대통령이 장관급 이상 자리에 야당 인사를 발탁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내정자는 과거 민주당에 몸담았으나,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해 국민의당에 참여, 국민의당 대표까지 지냈다. 이후 민주평화당을 거쳐 4·15 총선에서는 민생당 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19대 국회에서 국회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18∼20대 국회에서 정보위원으로 활동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박 내정자에 대해 "국정원이 국가안전보장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토록 하는 한편, 국정원 개혁을 지속해서 추진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 장관 후보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의장을 지낸 80년대 학생운동권의 상징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원내대표를 지냈다. 강 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교착 상태인 남북관계를 창의적·주도적으로 풀어나가 남북 간 신뢰 회복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등 남북 화해·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