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8일 오전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예상치 않게 들이닥친 태풍 피해로 하여 부득이 우리는 국가적으로 추진시키던 연말 투쟁과업들을 전면적으로 고려하고 투쟁 방향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연내 계획했던 국가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목표를 변경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셈이다.지난 4월 정치국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일부 정책적 과업을 조정·변경"하겠다며 경제계획 수정에 나설 것을 밝힌 지 5개월 만에 또다시 전면 변경을 꺼내 들었다.

북한이 한 해에만 두 차례 이상 경제계획을 땜질식으로 고쳐야 할 정도로 현재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당 전원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경제성장 목표 미달을 인정했다. 내년 1월 당 대회에서 내놓기 위해 준비하던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도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단기 사업 일정도 줄줄이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당초 자력갱생을 목표로 내걸고 당 창건 75주년인 10월 10일까지 삼지연군 꾸리기 사업과 평양종합병원 건설 등 민생과 경제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추진해왔다.

김일성 생일인 지난 4월 15일까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아직 완공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이미 한 차례 수정해 내놨던 탄소하나화학공업 창설과 평양시민 생활 향상 등의 목표 역시 지키기 어려워졌다. 평양시 마저 함경도 태풍피해 복구에 총동원됐기 때문이다.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본 함경도 복구를 지원해달라고 공개 호소한 지 사흘 만에 평양시 당원 1만2천명으로 구성된 '수도당원사단'이 함경도로 출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충성의 맹세를 다진 수도 당원들이 8일 인민사수전의 전구로 출발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함경남북도 피해 복구를 위한 수도당원사단에 선발된 평양시 당원 1만2천명은 출발 직전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 집결해 성공적인 피해 복구와 충성 다짐을 위한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재룡·리일환·최휘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영환 평양시 당위원장, 최희태 평양시 인민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궐기대회 직후 수도당원사단은 열차와 버스 편으로 나뉘어 일제히 함경도로 출발했으며, 평양시민들이 길거리로 나와 이들을 환송했다.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모란봉구역과 서성구역, 형제산구역 등 버스 행렬이 지나가는 곳곳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또 수도당원사단을 실은 열차가 출발한 평양역·대동강역·서포청년역 등에도 시민들이 배웅을 나가 꽃다발을 안겼다.
이날 함경도 태풍 피해 복구에 사용될 시멘트 등 건설자재와 공구, 후방물자를 실은 화물차와 열차도 평양에서 출발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평양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가 함경도 피해지역 복구에 쓰일 각종 건설자재 마련을 위해 증산을 해왔다며 "함경남북도 피해복구 전구로 보내줄 시멘트를 실은 첫 열차가 8일 상원 땅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평양은 증산을 위해 시멘트 생산 공장을 완전가동하고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 생산량도 늘렸다고 중앙방송은 전했다.
평양의 수도당원사단 급파는 김 위원장이 지난 5일 평양시 당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수도의 우수한 핵심당원 1만2천명으로 함경남북도에 각각 급파할 최정예 수도당원사단들을 조직할 것을 결심하였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평양은 불도가니 되여 끓는다'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시 당원은 "당이 제일 믿는 핵심역량"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수도 평양이 통째로 함경남북도의 피해지역 인민들을 찾아가고 있다"며 '일심단결'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