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국제무대에서 성공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광일 인도네시아 주재 북한대사는 이달 6일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 측 대표로 참석, "공화국(북한)은 자력으로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경제회복과 인민생활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 남·동아시아 사무소가 같은 날 발간한 올 30주차 '코로나19 주간 상황 보고서'를 보면 북한 보건성은 지난달 29일까지 총 3만5254명의 주민을 상대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으나 모두 '음성'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의 열악한 위생 및 의료여건을 고려할 때 "이제껏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당국은 중국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던 작년 1월 말 '비상방역'에 돌입해 북중 접경지를 통한 주민 왕래와 외국인 입국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중국·러시아를 오가는 항공편 및 국제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이를 계기로 평양에 주재하던 각국 외교관과 WHO 등 국제기구·국제구호단체 직원들도 대부분 현지를 떠나는 바람에 북한 당국이 공개하는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방역 부문에서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일각에선 북한 당국이 지난달 27일 남북한 당국 간 통신선 복원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도 코로나19 백신 등 방역물품의 대북지원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안 대사는 이번 ARF 회의에서 약 10분간의 발언시간 중 4분을 코로나19 관련 문제에 할애하며, '북한은 철저한 방역조치를 통해 바이러스 유입을 막아냈다'고 거듭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사는 또 델타 변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재확산세는 각국의 "성급한 방역 완화 때문"이라며 북한은 앞으로도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이어갈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이밖에 안 대사는 "한반도 및 역내 평화를 희망한다" "공화국은 적대세력의 압박 속에서도 자립적인 국가발전·안전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등의 발언도 했으나, 남북 통신선 복원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RF는 북한이 참가하는 유일한 다자안보 협의체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정의용 외교장관은 남북 통신선 복원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긍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 "남북이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ARF 외교장관회의 폐회와 함께 채택된 의장 성명에도 남북 통신선 복구를 환영한다는 메시지가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