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김정은 압박과 누리호 발사 성공에 쫓기듯 발사한 北정찰위성 결국 실패


북한은 5월 3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중 사고가 발생해 추락했다며 빠른 시간 내에 2차 발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에 미리 통보한 정식 예고기간(5월 31일 0시∼6월 11일 0시) 첫날에 호기롭게 쏘아 올렸지만, 위성체 궤도 진입은 커녕 발사체가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체를 쏜 지 2시간 30여분만인 오전 9시 5분 '발사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국가우주개발국은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발동기 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해당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원인 해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위성운반로켓의 신형 엔진과 연료에 사실상 기술적 결함이 있다고 시인한 것이다. 



북한이 기술적 준비를 완벽히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적 이유로 발사를 서둘렀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오는 7월 27일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는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앞두고 상반기 안에 ‘위성발사 성공’에 따른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여기에 더해 6월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를 소집해둔 터라 위성 발사 성과를 평가하는 자리로 삼으려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의 우주개발 일정을 경쟁적으로 의식한 측면도 성급한 발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25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가 이뤄진 지 나흘 뒤 위성 발사 예고 시기를 공식 발표했다. 국가정보원은 31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한국의)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받아 통상 20일 소요되는 준비과정을 수일로 단축하면서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 공사장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급하게 공사를 강행한 것도 원인이 됐다”고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기술적 요인에 대해 이춘근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사용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하다고 밝힌 북한의 발표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발사체에 사용한 액체연료는 비대칭디메틸히드라진(UDMH)과 사산화이질소(N2O4)로서 이 연료는 독성이 크고 접촉시 바로 격렬히 연소한다”며 “연소충격과 추력이 크고, 영하 12도에서 얼고 영상 22도에서 끓어 통제가 어렵다”고 했다. 과거 북한 무수단 미사일의 잦은 실패도 이 연료체제에 기인한다며 연료의 불안정성을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신형 엔진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북한 발표에 대해 “진공챔버를 붙인 첨단장비가 동창리 시험장에 없기 때문에 고공점화와 연소특성을 사전에 파악해 조절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1단의 추력이 남아 분리 후에 2단을 치거나 분리를 위한 폭발 볼트 폭파 충격이 기다란 확장형 노즐에 상처를 입혔을 수도 있다”면서 “과거처럼 우리가 회수하는 것을 피하려고 분리후 1단을 폭파하는 과정이 잘못되어 2단을 훼손했을 수도 있겠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도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와 관련해 무리한 경로 변경으로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과거에는 1·2 단체(추진체)의 비행경로가 일직선이었지만, 이번 발사는 서쪽으로 치우친 경로를 설정하면서 횡기동을 통해 동쪽으로 무리한 경로 변경을 하다가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실패에도 북한은 조만간 재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일 담화를 내고 “군사정찰위성은 머지않아 우주 궤도에 정확히 진입하여 임무 수행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발사에 실패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 장면을 대외 매체를 통해 다음날 공개했는데 이는  발사체 용도가 위성이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부각해 재발사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정찰위성 발사체의 엔진 점화 모양을 볼 때 액체연료가 사용됐다는 점도 확인됐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면 화염이 주변으로 퍼지는 형상인 데 사진 속에는 액체연료 화염의 특징인 촛불 형태가 고스란히 보인다. 발사체의 불꽃도 여러 줄기로 나타나 엔진들을 묶어 결합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ICBM인 ‘화성-17형’에 들어가는 액체연료 기반의 ‘백두산 엔진’이 적용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은 1일 국회에서 “북한의 군 정찰위성은 해상도 1m로 (기술력이) 떨어지는 수준”이라며 군용 정찰 임무를 하기에는 해상도를 비롯한 위성의 성능이 떨어지는 만큼 위성 발사체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로 전용될 목적이 높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북한의 재발사 준비와 관련해 이 연구위원은 “원인 파악과 수정이 잘되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발사할 수 있겠으나, 북한 발표처럼 2단 고공엔진의 신뢰성이 문제라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보완에 수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결함이 미비할 경우 조기 발사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31일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열린 제107차 회의에서 국제 항행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IMO의 규정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국제해사안전에 관한 문제를 관할하는 IMO 산하 위원회인 해사안전위원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결의를 채택한 것은 이번이 최초의 사례라고 한다. 


SITE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