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담화를 통해 살펴본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에 대한 북한의 반응과 시사점1)

진의림 (JIN Euilim)
Researcher, Korean Institute for Defense Analysis
(Former) 2nd Secretary, R.O.K. Ministry of Foreign Affairs

이스라엘 전투기가 공중에서 가자지구 곳곳을 공격하여 새벽부터 가자지구에는 맹폭이 이어지고 있다.
1. 들어가며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이 발발한 지 두 달이 되어가고 있다. 여전히 중동 국가들의 개입 우려가 있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선 유지 등 국제 문제가 남아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도 여전히 우려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 역시 이스라엘 하마스 충돌 초기부터 상황을 주시하였으며 시기별 주요 담화를 통해 자국의 입장을 밝혀왔다. 북한 대부분의 매체는 주요 인물의 담화, 사설, 평론, 그리고 일반 기사에 이르기까지 북한 정권의 의도를 직·간접적으로 담고 있으며, 특히 이 가운데 주요 담화와 논평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무력 충돌이 시작된 10월 7일부터 11월 22일 기준으로 북한의 주요 매체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관련 내용을 검색한 결과, 총 326개의 자료를 찾을 수 있었다.2)
2. 주요 담화에서 나타난 북한의 반응
이 가운데, 북한 정권을 직접적으로 대변한다고 평가되는 다섯 가지 자료를 살펴보자. 우선 북한은 10월 23일 조선중앙통신(조중통) 논평을 통해 "중동 사태의 장본인은 미국이다"라는 제목의 입장을 발표하였다. 충돌 이후 국제문제평론가 등의 입장은 발표된 적 있으나, 주요 매체 논평으로 발표한 것은 최초라 볼 수 있다. 10월 23일에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결의안이 부결된 직후 조철수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명의로 담화가 발표되었다. 이 담화에서 북한은 지난 10월 18일 진행된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이 미국의 거부로 반대된 것을 비난하고, 특히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자위권만을 옹호하는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하였다. 3일 뒤인 10월 26일에는 외무성 대변인이 기자와의 대담에서 미국의 행위를 다시 한번 비난하였다. 11월 3일에는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이스라엘일변도정책과 무모한 군사적지원 이야말로 무고한 아랍인대량학살을 초래하는 전쟁범죄, 반인륜범죄이다"라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외무성이나 조중통 논평은 아니지만 국제법적 측면에서 이번 충돌에 대한 서방국들의 대응을 평가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11월 14일에는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명의로 G7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의 파괴자"라는 제목의 기자와의 대담이 발표되었다. G7 공동성명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대만해협 위기를 언급하는 동시에 북한의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언급하였기에, 이를 반박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3. 북한 관련 시사점
주요 담화 및 논평은 그 문건마다 주안점은 다르지만,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이번 충돌의 책임이 이스라엘과 이를 지지하는 미국에 있음을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강조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특히 가자지구 병원폭격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이 극악한 전범, 반인륜범죄를 저질렀음을 지적하면서 이를 옹호하는 미국을 비난하는 논조의 입장을 밝혔다. 즉, 미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자격 미달이며, 이에 동조하는 G7 국가들 역시 비판의 대상임을 강조한 셈이다.
둘째, 북한은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미국의 거부권 행사가 명백한 이중기준 이므로, 이를 토대로 미국의 대북정책 역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여러 기사를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미국의 거부권 행사 관련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행동에 대해서는 '자위권 행사'로, 주변국의 안전에 사소한 피해도 주지 않는 자위권 행사는 '위협'으로 매도하는 이중기준을 지적하였다. 즉, 주변국에 피해를 주지 않는 자국 정책의 당위성을 다시금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이번 충돌에 대해 북한은 '국제인도법'과 '국제인권법' 위반 등 법률적 논 거로 미국과 그 동맹국들 행동의 당위성을 계속해서 비판하고 있다. 이는 그간 북한, 시리아, 러시아 등의 국제법 위반 문제를 지적해 왔던 국가들이 오히려 이를 위반하는 동맹국을 옹호하고 있는 모순을 지적하는 셈이다.
종합적으로, 북한은 이번 충돌에서 나타난 미국 등 유사입장국들의 이중기준과 정당성 부족을 거듭 언급함으로써, 자국 정책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의 무용론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1) 본 문서는 연구자 개인의 의견이며, 한국국방연구원의 공식입장은 아님을 밝혀 둡니다.
2) NK-PRO 홈페이지의 KCNA WATCH에서 “이스라엘”을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이스라엘 하마스 충돌 관련 내용만 추려낸 결과이다. KCNA WATCH는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우리민족끼리’ 등 다양한 매체를 포함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며, 외무성 발표 및 담화 등은 다양한 매체에서 중복 검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