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탈북민 600여명 사법처리 완료
: 한국행은 정치범수용소, 중국 체류자는 교화소행
북한 당국이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강제 집단북송된 탈북민 600여명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이들 전원을 사법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행 탈북민은 정치범수용소행 중국체류 탈북민은 체류 기간에 따라 최소 5년 ~ 최고 20년의 교화형에 처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서 북송 탈북민에 대한 북한 당국의 가혹한 처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9일 항저우 아시안 게임 폐막 직후 북중 국경 지역인 지린성 훈춘·도문·난핑·장백과 랴오닝성 단둥 변방대 감옥에 수감돼 있던 탈북민 수백명을 기습 북송한 바 있다. 북송된 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국가보위부의 혹독한 조사와 비인간적인 고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8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중국 내 억류된 탈북민 강제송환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이신화 북한인권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사진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실>
지난 2월 함경북도 회령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은 북송된 함경북도 회령과 온성, 양강도 혜산, 평안북도 신의주 보위부 등에 나눠 수감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첫 대규모 북송인만큼 평양 국가보위성에서 탈북민들이 수감된 각 국경 지역 보위부로 조사 요원을 파견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보위부는 한국행 기도자와 일반 중국 체류 탈북민을 분류해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체류 탈북민의 경우 약 1개월 정도 보위부 조사를 받고, 안전부(경찰)로 넘겨졌고, 이들은 중국 체류 기간에 따라 교화형을 받았다고 한다. 북한은 북송 탈북민들에게 ‘조국반역죄’를 적용했는데, 북한 형법 제 63 조는 ‘조국반역죄’에 대해 ‘공민이 조국을 배반하고 다른 나라로 도망쳤거나 투항 변질했거나 비밀을 넘겨준 조국반역 행위를 한 경우에는 5 년 이상의 노동교화형 또는 사형 및 재산 몰수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식통은 “중국 체류 기간에 따라 최소 5년형에서 최대 20년형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행 시도에 나섰다 체포된 탈북민들은 2달 넘게 보위부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북한당국은 한국행 탈북민들의 중국에서의 행적은 물론 한국행을 주선한 브로커와 배후세력까지 알아내기 위해 고문까지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혜산의 소식통은 “혜산 보위부에 이송된 탈북민들은 도착하자마자 나체 신체검사를 받았고, 가져온 물건을 모두 압수당했다”며 “보위부는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10번 이상 반복해 쓰게하고, 토씨 하나라도 다를 경우 거짓말이라며 폭행과 고문을 했다”고 전했다.
한국행을 시도하다 체포된 탈북민은 2달 간의 보위부 조사를 받은 후 전원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한다. 신의주 대북소식통은 “신의주 보위부에서 조사 받던 탈북민 200여명 가운데 절반은 정치범 수용소로 가고 나머지 중국 체류자는 안전부로 압송돼 교화소에 갔다”며 “추가로 북송된 인원들도 모두 조사를 마치고 사법처리 됐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에 숨어 있는 탈북민들은 ‘북송되면 죽는다’는 두려움에 밖에서 사이렌 소리만 들려도 놀라 언제든지 도망갈 수 있도록 긴장하게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과 북한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체포돼 중국 전역의 감옥에 수감된 탈북민의 수를 약 2000여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중국당국이 이들 모두를 북송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16일 남북통합문화센터를 찾아 “중국에 있는 탈북민들이 강제 북송되면 자식들과 분리된다”며 “중국에 있는 탈북민들을 보호해주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 정부에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며 강제 북송 저지를 위한 미국 정부 차원의 의지를 확인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지난 6일 중국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처음 통화를 통해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들이 강제북송 되지 않고 희망하는 국가로 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했다.
탈북민들은 정치·경제적 핍박을 받아 북한을 탈출한 만큼 난민으로 대우받아야 마땅하다. 고문·박해 우려가 있는 곳으로의 강제 송환을 금지하고 있는 난민 지위 국제 협약과 고문 방지 협약 등에 가입해 있는 중국에 대해 국제 규범과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 준수를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인권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은 정작 북한 주민과 탈북민의 인권은 외면하고 있다. 민주당의 비협조로 7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북한인권재단이 하루빨리 출범하도록 압박과 설득을 해야 한다. 북한주민과 탈북민의 인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