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의 봄날에 화약내 풍기는 김정은 : 3월 잇달아 군 훈련 지도
● 탈북민 증언 “北 핵 기지 강제노역 피하려고 탈북”
● DMZ를 국경선으로 규정한 北, 매체서 ‘통일 지우기’ 가속
한반도의 봄날에 화약내 풍기는 김정은 : 3월 잇달아 군 훈련 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월 들어 잇달아 북한군의 포사격 및 중요작전 훈련기지를 방문해 전쟁 준비 강화를 주문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이 직접 소총을 들고 사격 자세를 취하는 장면과 대한민국의 수도를 타격권에 둔 장거리 포병부대의 포사격 훈련이 진행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는 지난 4일부터 실시된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습에 대한 대응조치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북한군 서부지구 중요 작전훈련 기지를 방문해 소총을 들고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지난 7일 남포 일대에서 수십문의 방사포 및 자주포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8일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 7일 오전 11시 경부터 오후 5시 경까지 북한 남포일대에서 서해상 표적을 대상으로 수십 문의 방사포 및 자주포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김정은이 대연합부대(군단급 부대)들의 포사격 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적의 수도를 타격권 안에 두고 전쟁 억제의 중대한 군사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경선 부근의 장거리 포병 구분대들의 위력시위 사격으로 훈련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훈련에 동원된 모든 포병 구분대들이 경상적(변함없는) 전투동원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고 있는 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연합부대(군단급 부대)들의 포사격 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사진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모든 포병 구분대들은 무자비하고 빠른 타격으로 주도권을 쥘 수 있게 각이한 정황을 예견한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훈련목표을 세우라”며 “포병들의 전투력을 비상히 높이기 위한 실동훈련을 보다 실속있게 조직진행함으로써 우리 군대의 자랑이고 기본핵인 포병의 위력을 계속 백방으로 강화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6일 북한군 서부지구 중요 작전훈련 기지를 방문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쟁준비 완성에 있어서 변화발전하는 현대전의 양상에 비추어 항상 더 높은 요구성을 제기하고 전투능력을 비약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실전훈련을 끊임없이 강화해야 한다” 말했다.
또 “전군의 각급이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전쟁 준비’ 강화의 새로운 전성기를 힘있게 열어나갈데 대하여 특별히 강조”했다.
신문은 김정은이 소총을 들고 사격 자세를 취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이어 훈련에 참가한 장병들과 기념 촬영하는 장면도 공개했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을 ‘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하고, 훈련기간에 맞춰 매년 미사일을 쏘는 등 크게 반발해 왔다.
합참은 “우리 군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현재 진행중인 FS연습과 연합훈련을 내실있게 시행하면서 북한의 도발징후와 군사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북한이 도발을 자행한다면, ‘즉·강·끝’ 원칙에 따라 압도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북민 증언 “北 핵 기지 강제노역 피하려고 탈북”
북한이 정치범을 기존 정치범 수용소 외에, 핵시설로 보내 피폭 위험이 큰 노역을 시킨다는 탈북민 증언이 나왔다.
6일 통일연구원 연구총서 ‘북한 주민의 가정생활: 국가의 기획과 국가로부터 독립’에 수록된 탈북민 면접 기록에 따르면, 2019년 북한을 떠나온 평양 출신 40대 여성 A씨는 북한 당국이 정치범을 핵기지로 보내 노역을 강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변핵시설 모습/사진 38노스>
북한 핵기지는 군부대가 관리하는 시설이지만 방사선 피폭 우려로 청년들이 입대를 피하는 곳이다. 때문에 복무자에게는 여러 특전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핵기지를 ‘감옥과 같다’고 표현했고 “방사선이 인체에 해롭다고 해서 누구나 안 가겠다고 하는 곳”이라고 했다.
이어 “부모들이 (자식을) 안 보내겠다고 하니까 일반 부대에 10년 복무한다면 거기는 5년을 복무한 후 대학 추천 입학과 공산당 입당을 시켜준다”며 “그런데 그곳에 복무하고 온 애들은 3년 만에 죽는다고들 하더라”고 말했다.
A씨 역시 핵기지에 보내질 위험에 처해 탈북을 감행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의사로 일하며 안정적인 삶을 살았지만 해외 출장이 잦았던 남편의 단독 탈북 후 두 딸과 함께 당국의 삼엄한 감시에 시달렸다. 그 사이 불의의 사고로 큰 딸을 잃었고, 남은 모녀가 핵기지 내 관리소에 보내질 것이라는 감시 요원의 귀띔이 있었다고 한다. 남은 딸이라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탈북했다는 것이다.
한편 앞서 미국 비정부(NGO)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작년 10월, 핵실험장을 건설하고 유지 보수하는 데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이 동원됐을 거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화성 정치범 수용소(16호 관리소)를 잇는 5.2㎞의 비포장도로가 위성사진에 포착됐다는 게 근거였다.
이들은 “과거 2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 16호 관리소 수감자 규모와 핵실험장 건설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북한 정권이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정치범들을 갱도 건설에 배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도로는 강제 노역할 수용자들을 핵실험장으로 실어 나르거나, 실험장에 관측 기구 등을 옮기는 용도로 사용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DMZ를 국경선으로 규정한 北, 매체서 ‘통일 지우기’ 가속
대한민국을 ‘제1주적’, DMZ를 국경선으로 규정한 북한이 ‘통일’ 지우기에 나선 가운데 통일 관련 표현이 담긴 관영 매체의 과거 기사까지 삭제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날 북한 대외용 매체 조선중앙통신의 홈페이지에는 ‘평화통일’, ‘조국통일’, ‘민족대단결’ 등 통일 연관 표현들이 포함된 기존 기사가 일제히 삭제됐다. 최근 북한에서 금기가 된 단어들이지만 전에는 각각 수 건 내지 수십 건의 기사가 검색되곤 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를 거친 언어로 공격한 지난 1월 2일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 보도가 사라졌다는데 이는 기사 속에 등장한 “평화통일과 같은 환상”이라는 문구 때문으로 보인다.
‘조국통일’ 표현이 들어간 지난해 12월 말 노동당 전원회의 확대회의 관련 보도도 찾아볼 수 없다. 지난달까지는 해당 기사들이 검색됐던 것에 비춰 이달 들어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 관련 기사 삭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면서 대남 관계를 적대관계로 전환을 선포한 데 따른 일련의 조치 중 하나로 해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명기하는 것이 옳다”며 헌법 개정을 시사했다. /사진 조선중앙TV>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남 관계는 더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라고 못 박으며 ‘통일 성사 불가’를 외쳤다.
이어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북과 남을 동족으로 오도하는 잔재적인 낱말들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었다.
이후 북한은 각 방면에서 ‘통일 지우기’에 나섰는데,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서 ‘통일’로 검색해서 나오는 기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이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하라고 주문했다는 내용 등 극히 일부다. 이는 최고지도자의 발언이라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북한 헌법 세부 조항을 확인할 수 있는 선전매체 홈페이지 내 관련 코너가 비공개 처리돼 눈길을 끌었다. 이는 김정은이 통일 관련 표현을 헌법에서 지우겠다고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 선포한 데 따른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