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성 증대되는 북한 오물 풍선 : 오물 취급 부서로 전락한 통일전선부

이승현 SAND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이 지난 5월부터 7월 기간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해 모두 10회에 걸쳐 3600여개의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기 대응에도 지난 24일에만 두 차례 걸쳐 1500여개 이상의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했다.
오물 풍선 살포 빈도와 함께 북한이 이번에 살포한 오물 풍선에 타이머와 기폭장치가 부착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경내에 처음으로 떨어지는 등 그 위험성도 증가했다.
29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총 10회 3600여개의 오물 풍선을 살포했으며 처음엔 오물, 주로 퇴비나 폐비닐을 보내다가 우리 대응에 혼선을 주기 위해 종이와 쓰레기로 내용물을 바꾸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부부장이 오물풍선 살포 이래 5회의 담화를 직접 발표했는데 특정 이슈에 대해 단기간에 가장 많은 입장을 표명한 이례적 사례로 국정원은 평가했다.
북한이 오물풍선을 다중밀집구역 혹은 주요 보완시설에 집중 투하하거나 위험 물질로 가장한 백색 가루 동봉하는 등 운영 방식 변화주고 NLL 인근 긴장조성 확성기 타격 등 다른 도발 수단도 병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남 오물 풍선 살포를 주도하는 기관은 북한 대남기구인 구 통일전선부로 추정된다. 대적지도국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통일전선부는 올해 초 명칭이 ‘노동당 중앙위10국’으로 변경됐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정이 올해 초 남북관계를 적대관계로 규정한 뒤 대남기구 정리 지시를 내리면서 통전부 업무의 한축이던 대남 대화업무는 폐지되고, 오물 풍선 살포 등 노골적인 대남 공작 조직으로 개편된 것이다.
통전부가 오물 풍선 살포를 기획하고, 집행은 북한군 적공국이 선전은 당 선전선동부가 맡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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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9일 오전 북한이 보낸 오물 풍선의 모습. 서울 한강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됐다./JTBC
통전부는 1978년 설립된 북한 노동당의 대남 기구로 남북회담, 남북경협, 남남갈등 유발, 친북인사 포섭 등 대남심리전 활동을 폭넓게 수행해 왔다.
통전부는 산하에 통일부의 카운터 파트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구국의 소리 방송 등 산하 단체를 두고 대남사업을 총괄지휘해왔다. 2018년과 2019년의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도 통전부가 주도했다.
하노이 노딜 실패 책임을 지고 검열 및 숙청을 당했고, 조직 축소·개편이 이뤄졌다. 올해 초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대적관관계’로 규정하고 ‘통일’의 개념까지 삭제하면서 명칭이 ‘노동당 중앙위10국’으로 변경됐다.
별칭으로 적을 제압한다는 의미의 대적지도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공세적 대남 공작과 심리전 활동 강화를 의미한다.
최근 소위 대적지도국 주도로 벌어진 이번 오물 풍선 살포는 남한 내부의 여론 분열과 탈북민에 대한 사회적 고립 유도, 대남정책에 대한 혼란 유발 등을 통해 우리 사회 내부의 불안정을 증대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외적으로 오물 풍선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질 경우 대적지도국이 오물 부서라는 불명예와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당국이 오물 풍선 살포 소식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는 것도 ‘오물 밖에 보낼 것이 없는 오물 공화국’이라는 내부 비난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풍선을 이용해 한국의 주요 시설에 대한 풍속과 풍향 데이터 수집에 나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대남 도발 수위를 높일 것을 예고한 가운데 한국의 풍선 살포 원점에 총격이나 포격을 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미 국방장관이 28일 북한에 오물 풍선 살포 중단을 강력 촉구한 것도 북한의 이러한 강경 도발 움직임에 경고장을 보낸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