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6일 우리 정부가 제안한 설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한미군사훈련 등을 거론하며 거부했지만 이런 정치적인 이유 말고 말 못할 또 다른 이유가 숨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2010년 10월 금강산에서 진행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했다는 함경북도 주민은 “이번 설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갖자는 남한 정부의 제안을 북한 당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과거 상봉행사에 참가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북한 당국이 주장한 정치적 이유 외에도 상봉행사를 위한 준비시간이 너무 촉박해 애초부터 설 명절을 전후해서는 성사가 불가능한 제안이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대상자를 선발한 후에 이들을 평양에 모아 한 달 이상 사상교양을 하는 한편 제대로 먹지 못해 바짝 마른 사람들은 잘 먹여서 살찌우는 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2010년에 한 달 넘게 사상교양과 함께 충분한 영양보충을 받았다고 밝힌 이 주민은 이런 사전 작업을 하자면 최소한 상봉행사 2~3개월 전까지 상봉에 참여할 이산가족 선발을 마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측이 상봉행사에 합의한다 해도 장소는 금강산 등 북한 지역에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과거 내가 상봉행사를 했던 금강산 호텔엔 도청장치와 비밀 카메라 장치가 물샐틈없이 설치됐는데 이런 준비를 하자면 한 달 안에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소식통은 또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동원되는 봉사원(도우미)의 선발과 교육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0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 나왔던 남녀 봉사일꾼들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전국에서 뽑은 보위부 정예요원들이었다”며 “이들을 선발하고 교육하기에 한 달이란 기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말했다.
한편 함경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남쪽에 이산가족을 둔 북한 사람들은 상봉행사 참석을 크게 부담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산가족 상봉 때 남조선 가족으로부터 받은 선물과 현금은 이런저런 이유로 모두 당국에 빼앗기는데 상봉행사에 다녀오면 이웃 사람들의 한턱 내라는 성화를 못들은 체 할 수 없어 이산가족 상봉 참여를 주저하게 만든다”며 “상봉행사에 참여한 주민들은 보위부의 특별 감시대상으로 분류되는 것도 이산가족 상봉을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