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1주년을 하루 앞둔 26일 밤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기습 발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면서 "전승절(정전협정일)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발사 훈련에는 남조선 주둔 미제(美帝) 침략군 기지 타격 임무를 맡고 있는 인민군 전략군 화력타격 부대가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남조선 주둔 미제 침략군 기지들의 현 배치 상태와 그를 타격 소멸할 수 있게 가상해 세운 발사 계획 훈련을 지도했다"고 전해 주한미군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 훈련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7일 "북한이 어제 오후 9시 40분쯤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동북 방향 동해상으로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며 "이 미사일은 500여㎞를 날아가 함경북도 앞 공해상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장산곶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불과 11㎞ 떨어진 곳으로, DMZ(비무장지대)에서는 100여㎞ 북쪽 지역이다. 북한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를 기존 미사일 기지에서 수십㎞ 떨어진 곳으로 몰래 이동시켜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스커드-C(사거리 500㎞)를 개량한 스커드-D 또는 스커드-ER(사거리 700~900㎞)로 추정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가 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미국과 유엔, 남한 등을 압박하기 위한 무력시위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그동안 주한미군 기지 공격용으로 알려진 KN-02(사거리 120~150㎞) 미사일 대신 스커드를 쏘며 주한미군을 위협한 데 주목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핵심 주요 기지는 대부분 DMZ에서 120㎞ 이내 지역에 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 등으로 DMZ에서 멀리 떨어진 주한미군의 전후방 기지를 모두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군 당국은 특히 북한이 최근 일련의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보이고 있는 패턴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한·미 감시망이 취약한 새벽, 주말시간대를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올 들어 지난 2월 27일을 시작으로 지난 26일까지 7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 가운데 새벽은 5번, 저녁(밤)은 2번으로 집계됐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택해 발사한 것도 3차례다. 한·미 정보당국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26일 밤 미사일 발사도 사전에 탐지하고 못하고 발사 직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방문한 북한군 전략군은 핵과 미사일을 전담하는 제4의 군으로 과거 북한 매체에 제639부대로 소개된 곳이다.
평양시 강동군에 본부를 둔 이 부대의 원래 명칭은 포병지도국이었으나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관련 군 조직의 확대 개편과 지휘체계 일원화를 위해 2003년쯤 '미사일지도국'으로 명칭을 개편했다. 그러다가 2012년 3월 북한 매체를 통해 전략로켓사령부라는 명칭이 공개됐고 2012년 4월 김정은의 연설에서 "조선인민군 육·해·공군 및 전략로켓군 장병들"이라는 표현이 등장해 육·해·공군 외에 제4군으로 신설된 부대임을 시사했다. 올해 6월엔 북한 매체를 통해 전략로켓군에서 전략군으로 명칭이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 말경에 전략로켓군으로 개편된 뒤 김락겸 상장이 초대 사령관직을 맡아 현재까지 수행하고 있다.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