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입니다.
오늘자 조선중앙통신을 보니 항일빨치산 2세를 대표하는 최룡해 북한 당중앙위원회 비서의 이름이 다시 황병서 총정치국장보다 먼저 호명되고 있어 그가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직에 임명된 것이 확실시되는군요.
항일빨치산인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인 오일정 당중앙위원회 부장도 한광상 당중앙위원회 재경경리부장보다 먼저 호명되고 있고, 최근 계속 김정은의 군부대 시찰에 동행하고 있어 과거 김영춘 차수가 맡고 있던 당중앙위원회 군사부장이라는 요직에 임명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2008년 8월 김정일의 와병 이후 그의 매제 장성택의 위상이 높아진 것처럼, 최근 김정은의 발목 수술 이후 최룡해와 오일정 등 항일빨치산 2세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군요.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국내외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장성택만을 주목하고 최룡해가 북한 지도부에서 차지하는 특별한 지위를 간과하고 있던 2013년 여름부터 장성택보다 최룡해를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왔습니다.
그 후 장성택은 북한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최룡해는 올해 4월 하순 총정치국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최근에는 총정치국장 시절보다 그 위상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현재 박근혜 정부는 북한에서 내부 갈등으로 김정은 정권이 붕괴하게 되면 금방이라도 통일이 올 것처럼 ‘희망적 사고’를 가지고 성급하게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만약 가까운 미래에 김정은의 유고가 발생하게 되면 북한체제가 붕괴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로서는 최룡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 권력을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김정은도 한국 정부가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지만 최룡해가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되면 그는 김정은보다 더욱 상대하기 어려운 위협적인 지도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룡해의 부친 최현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무식하기는 했지만 용맹성으로 일제가 매우 두려워했던 인물이고 6.25 전쟁 당시에도 우리에게 매우 큰 피해를 주었던 공격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최현의 아들 최룡해가 만약 북한의 차기 지도자가 되면 북한은 지금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고 호전적인 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모처럼 조성된 남북고위급접촉의 기회를 ‘대북 전단’ 문제 때문에 놓치고 ‘김정은 이후’ 더 위협적인 북한 지도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북한 급변을 전제로 한 낙관적인 ‘통일 준비’에만 몰두하는 것을 보니 매우 답답하군요.
한국 정부가 일부 과격한 보수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을 방치함으로써 전방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 나서야 하고,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줄 생사 확인 및 상봉 정례화 그리고 당국 간 대화의 제도화를 위한 제2차 남북고위급접촉의 기회를 상실한 것을 보면 현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이산가족들의 분단고통 해소와 인도적 문제 해결보다 우리 사회의 일부 반북 근본주의자들의 북한 정권 전복 시도를 더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지 의심스럽네요.
내일부터 11월 7일까지 저는 북중접경지역을 심층 답사하고 돌아올 계획입니다.
다녀온 후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동안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정성장 배